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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사상

[함석헌학회] 생명-환경의 통전성 존재론 2

by anarchopists 2020. 1. 1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5/05 06:42]에 발행한 글입니다.


생명-환경의 통전성 존재론

2. 통전성: 함석헌의 세계관 원리
함석헌 사상을 잘 나타내는 개념들은 여러 가지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야 한다면 그것은 통전성 원리라고 생각한다.

“어데 까지나 시간, 공간 할 것 없이 그 밑 혹은 그 속을 꿰뚫어 흐르는 하나 되게 하는 어떤 힘이 있고, 물질, 정신 할 것 없이 생명의 바닥을 흐르는 어떤 힘, 어떤 뜻이 있다. 그것을 사람에게 있어서는 믿음, 신념 혹 신앙이라 한다. 영어에 인테그레이트 (Integrate), 번역해서 통전(統全), 곧 전체로 통일하는 말이 있지만, 믿음이야말로 인테그레이트하는 힘이다.”(전집 1-375)

시간 공간은 말할 것도 없고 물질이나 정신을 망라하여 모든 것의 기초로서의 힘과 뜻에 대하여 하나의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모든 것을 관통하여 흐르는, 전체를 통일하는 원리에 주목한 것이다. 그 원리에 “통전”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통전성”은 어의적으로 모든 것을 통합하는 성질이다. 그러나 통합은 사람이 개념 또는 언어로 이룩하는 작업이라고 할 때, 보다 정확하게 “모든 것을 통합하는 명제 모음의 성격” 또는 “명제 체계가 모든 것을 통합할 때 갖는 특정한 일관성 성질”이라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통전성을 이렇게 표면적 어의에 따라 구성할 때 함석헌 사상의 통전성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이다. 함석헌은 얕은 통전성에서 더 나아가 깊은 통전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함석헌의 깊은 통전성은 “이 세계에서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전집 9-45) 이라는 명제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무물외리(無物外理: 천하에 이치 밖의 사물은 없다)” 라는 최한기 명제와 맥을 같이 한다. 천하의 사물은 모두 작은 이치나 큰 이치로 엮어져 있다는 것이다. 모순이나 비일관성은 인간들이 어떤 목적으로 서로 다른 자기의 체계 안에서 그 사물을 기술할 때 발생하는 언어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함석헌은 “생명은 왜 모순의 통일이라 하지 않는가?”(전집 9-45) 라고 묻는 것이다. 서양 전통이 개념 공간에 사물을 개념적으로 도입, 정열하여 일관된 세계관을 추구하였다면, 동양전통은 천하 사물의 공간에서 자신을 닦고 수련하여 세계에 맞는 품성에 도달하고자 하였다고 생각한다. 함석헌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의 모델을 계승하여 역사 참여의 수신에서 자신의 통전성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믿는다.

필자는 함석헌이 보다 적극적으로 깊은 통전성을 제시했다고 보고, 이를 의미와 생명의 동치적 연결성이라는 가설을 통해 제안하고자 한다. “물질, 정신 할 것 없이 생명의 바닥을 흐르는 어떤 힘, 어떤 뜻”이라는 표현이 그러한 동치적 연결성 해석의 단서를 제시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함석헌의 동치적 연결성 해석은 그의 전체 사상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나)절에서는 이 가설이 어떻게 지지될 수 있는가를 보이고자 한다. 함석헌의 “하나”, “씨알”, “고난”의 형이상학을 통해 통전성의 동치적 연결성 가설에 주목하고자 한다.(정대현, 내일 계속)

정대현선생님은
정대현 선생님은 고려대에서 <지식개념의 일상언어적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심성내용의 신체성》, 《필연성의 문맥적 이해》, 《지식인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이후,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과 템플 대학교에서 수학하시고 이화여대에서 인식론, 언어 철학, 심리 철학을 강의하셨다. 이화여대에 재직하시면서는 이화여대 창립 120주년 기념식에서 이화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2006) 선생님의 저서 중, 《한국어와 철학적 분석》(1985)은 문화공보부 추천도서에, 《심성내용의 신체성》(2001)은 한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함석헌학회> 자문위원으로 계신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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