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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말씀과 명상

평화를 향해 감이 옳지 않겠는가

by anarchopists 2019. 11. 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1/25 06:04]에 발행한 글입니다.


세계평화를 향해 감이 옳지 않겠는가.


[함석헌의 말씀]
“이제는 국가관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되는 때이므로 민족관도 크게 달라져야 합니다.”, “민족이나 국가가 영원불변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제 보는 눈을 가지고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라는 의식을 가지는 씨알에게 그것은 이미 깨어진 신화입니다.”, “아직도 우리에게 구식적인 민족주의 사상, 국가주의 사상이 있는 것은 우리가 오랜 동안 남의 식민지로 매여 있었던 반동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함석헌저작집》 13 우리민족의 이상, 143쪽)

[오늘의 성찰]
위 글은 함석헌이 4.19시민혁명 이후 국토건설요원에서 한 연설의 일부이다
.(1961) 함석헌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발생 배경을 18~19세기 열강과 식민지 관계에서 찾는다. 곧, 국가주의나, 민족주의가 생겨나는 것은, 식민지국에서 해방된 후진국과 우리나라에서 독재자들이 민족=국가의 등식을 만들고 이를 우상화하여 군국주의적 민족주의를 합리화한 데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런 이데올로기를 국민들에게 종교적 교리처럼 강요하고 사회적 비판세력들(민주화세력)을 탄압한 데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식민지 나라들이 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에도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독재자들의 ‘힘의 정치’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함석헌은 민족주의가 지나가고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역사가 나아가는 과정에는 언제나 세 단계가 있습니다. 변증법으로 말하는 정반합(正反合)입니다. 맨 첨은 미발(未發), 아직 갈리지 않은 통일의 단계, 그 담은 발(發)해서 발전하여 갈라지는 단계, 나중에 다시 화합하여, 혹은 종합하여 보다 높은 통일의 단계에 이르는 단계입니다.”(앞의 책, 146쪽)

또 인류 발전 단계를 변증법에 대입하여 설명한다. “역사 처음은 원시공동체의 시대입니다. 그때는 전체가 있을 뿐이지 개인은 없었습니다. 다음에 개인이 차차 깨는 시대가 왔습니다. 사람이 나를 알고 자기 인격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역사용어로 말하면 역사시대 곧 청동기에서 현대까지) 그동안 인간은 개인적으로 많이 자랐습니다. 그래서 영웅주의가 나오고 이상주의가 나오고 영혼 구원의 신앙이 나왔습니다
.”(앞의 책, 146쪽) “그러는 동안에 문명이 발달하고 개인 간의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인간관계가 전면적으로 유기적인 것이 돼버렸습니다. 바로 여기서 보다 높은 단계의 전체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높은 단계의 전체라는 것은 개인이 깨지 못했던 낮은 단계의 원시공동체가 아니고 개인이 깨이면서 인간의 존재가 고립된 존재가 아닌 하나라는 깨달음이 왔습니다.”(이상 앞의 책, 146쪽)

여기서 함석헌은 인간사회는 이제 낮은 단계의 사회형태(원시공동체)에서 높은 단계의 사회형태(세계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내다보았다. 원시공동체에서 전체공동체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가 변증법으로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단계(분열과 전쟁, 탄압과 폭력의 민족주의시대)에 속하는 셈이다.

함석헌은 ‘전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체’ 또한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고 자라는, 부단히 자라는 전체라고 보았다. 이것은 함석헌이 말하는 역사의 발전모습에 대한 설명에서 엿볼 수 있다. “처음에 인류는 동굴에서 살다가 골짜기로, 골짜기에서 버덩으로 버덩에서 더 큰 강 유역으로 반도에서 대륙으로 나아가며 살게 되었습니다.”(앞의 책 147쪽)

함석헌은 이렇게 삶의 단위가 커지고 영역이 커져가는 동안에 ‘나라’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보고 동시에 나라 또한 변하는 존재로 보았다. 즉 나라끼리 전쟁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하고 하는 동안에 통합이 되고 또 분열되고 다시 전쟁을 하게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근대가 오고 제2차 대전도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세계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인류는 큰 변동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곧, ‘전체주의’의 발생이다. 세계 2차전쟁의 결과, 각국이 승전 목적으로 발달시킨 과학이 필연적으로 전체주의 발달에 기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체주의가 나오면서 ‘국가’의 개념은 희박해지고, 나라의 국경선도 무의미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각 나라들은 ‘냉전’이라는 이름으로 동서의 두 불럭을 형성하게 되었다. 곧 두 개의 큰 전체주의가 발생하였다. 그런데 두 전체는 해서는 안 되는 경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복잡한 사회(동서이념을 갖는)를 만들어갔다. 그래서 두 블록은 서로를 숨기면서 작은 싸움을 만들어 지역전(美蘇의 대리전)을 벌이게 되었다.(앞의 책, 148쪽)

이러한 추잡한 경쟁과 그 결과로 발생하는 전쟁을 보면서 세계 사람들은 ‘냉전의 우상’을 버리고 ‘평화의 세계’로 향해 가야 한다는 ‘새로운 전체주의’(파쇼로 오해하면 안 된다)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곧 지역개념의 국가주의나 민족주의가 아닌 전체 개념의 ‘세계주의’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증거라고 함석헌은 말한다. (2013. 1.18,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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