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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

[토요 시사]위태로운 정전체제, 평화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by anarchopists 2020. 1. 1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31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위태로운 정전체제, 평화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 정전협정 체결 57년에 즈음하여 -
57년을 맞이하는 한반도 정전체제가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정전체제마저도 파괴되고 극단적 군비증강과 그 결과로서 패권경쟁의 파고가 높아지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이 외교적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에서도 ‘한미 vs 북중’ 간의 천안함 외교전은 군사적 대결전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동해와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5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서 F-22 랩터 뿐 아니라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까지 가세하여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불굴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이 말하는 ‘불굴의 의지’가 결국 ‘평화를 거세하고 대결을 조장하는 불굴의 의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F-22는 북한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고 북한의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전투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륙 후 30분 이내에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번 훈련은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더욱 높이고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는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장시간의 공중작전을 벌일 때 필요한 공중급유 훈련이 실시되었다는 점은 ‘불굴의 의지’ 훈련이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을 염두에 둔 훈련임을 짐작케 한다. 제프리 레밍턴 미 7공군사령관이 “F-22가 이번 훈련에 참가한 것은 F-22가 유사시 태평양 전 지역에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한 대목 역시 중국을 염두에 둔 훈련임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이달 초 함정 수십척과 전투기 10여 대가 참가하는 실탄훈련을 한 바 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노골적인 군사적 대응이었다. 한미연합훈련 이틀째인 26일 환구시보는 “‘성숙한’ 중·미관계 이면에는 위기가 숨어 있다”며 이번 훈련이 양국간 군사적 위기를 표면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본 자위대의 훈련 참관은 중국의 이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것이며, 이후 군사적 대응을 더욱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북한 역시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미국의 가증되는 핵위협에 대처하여 우리는 새롭게 발전된 방법으로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 전인 24일엔 북 외무성 대변인의 ‘핵 억제력 강화’ 발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조선신보 역시 26일 기사에서 “조선은 핵 시험을 핵 억제력 확보의 필수적인 공정상 요구로 간주하고 있고 과거에도 시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주저 없이 단행했다”며 “말로만 엄포를 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3차 핵실험의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1957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상대방에 대한 봉쇄는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무기체계마저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1957년 이같은 조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핵무기를 들여오는 등 57년 동안 정전협정을 위반해 왔다. 한편 정전협정은 모든 외국군의 철수와 한반도 통일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 급 높은 정치회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이 반대하여 이같은 논의는 초보적인 진전도 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천안함 이후 상황 전개로 인해 한반도는 말할 것도 없고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격화되고 군비증강이 가속화되는 정전체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의 상황 전개는 정전협정을 무력화시키고 평화를 파괴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 평화보다는 한미 동맹 강화를 우선에 두고 있는 한미 양국의 ‘동맹 정치’야 말로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고 동북아시아의 군비증강을 격화시키는 최대의 주범인 것이다.만약 이같은 상황이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동맹의 정치’는 북·미, 중·미 간의 ‘대결의 정치’로 상승할 것이며 ‘대결의 정치’는 다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 안정을 파괴하는 ‘파괴의 정치’를 불러올 것이다.
‘파괴의 정치’는 곧 파국이다. 냉전적 질서가 더욱 공고화된다는 점에서 파국이며, 결국 군사적 대결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에서 파국이다. 또한 동북아시아의 불안정한 질서가 유지·강화되어 신냉전 질서가 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파국이다.
파국을 예견케 하는 현재의 상황은 평화협정 체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질서를 새롭게 모색할 것이 그만큼 더욱 중요한 과제로 우리 앞에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동맹의 정치’를 폐기시키고 ‘평화의 정치’가 복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평화협정 체결의 선결적 과제이다.
정전협정 체결 57년을 맞이한 오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동맹의 정치’를 해체시킬 것이 즉 한미동맹을 해체시킬 것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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