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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

[토요시사] 교육계에 성윤리가 있는가

by anarchopists 2020. 1. 14.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17 06:59]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 말씀]
대체로 지금은 옛날에 비하여 도덕이 무력하여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연과학의 발달에 따라 인간도 하나의 동물로 보는 경향이 늘어났고, 또 한편으로는 데모크라시 사상에 따라 자유를 방종으로 잘못 생각하는 풍조가 퍼져나가 사람들이 행동의 표준이니 규율이니 하는 것을 그리 생각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사람인 담에는 동물적인 생활만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자유가 제멋대로 자기 본위로 노는 것이 아닌 것도 말할 것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자라나는 청년ㆍ소년이 점점 이러한 심리를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나간 날의 엄격한 도덕교훈 밑에서 자라난 사람에게는 사람이란 도덕적 가치를 실현해서만 사람인 것이요, 자유는 자제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지만 이 현재의 젊은 맘으로는 그런 말은 아무 구곳력도 감격도 가지지 못하는 공어(空語)뿐입니다. 감격에 따라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것뿐입니다.(함석헌, <제2의 종교개혁>, 《함석헌저작집》19권, 한길사 2009, 139쪽)

[오늘의 명상]
위 글은 함석헌 선생님이 1950년 《성서연구》4월호에 쓰신 글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 역사적 상황에서 쓰신 글이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과 너무나 똑 같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더욱 도덕이 무력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양심이라는 개념도 옛말이 된 지 오래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오늘날 이들에게는 그들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자기 부모의 훈육도 아니고 학교 선생님의 가르침도 아닙니다. 이 나라 전통적 가치기준도 아닙니다. 이들의 생각과 행동의 모범은 모두 외래적입니다. 곧 미국인의 타락한 무절제의 가치가 그들의 가치기준입니다. 부패한 자본주의의 표상인 미국, 그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이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생각해 볼 도덕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성에 관한 도덕입니다. 곧 성추행과 희롱에 대한 개념입니다. 우리나라의 성도덕의 모습이 급속도로 개방되고, 대중매체와 인터넷으로 성문화가 동물적 모습으로 노골화되면서 청소년들의 성문화도 혼돈과 혼란으로 무질서에 가까운 성개념을 갖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모두가 물질만능의 자본주의가 빗어낸 인간타락의 결과입니다. 성윤리는 인간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성은 상품화될 수 없으며, 성은 희롱의 대상도 아니며. 성은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즈음 청소년들은 이 성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 성희롱인지, 무엇이 성추행인지도 모르고, 미국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성윤리를 남용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성희롱과 추행의 문제는 우리가 좀 더 깊이 생각할 문제라고 봅니다. 학교 선생님이 훈육차원에서 손을 만졌다고 이것이 성추행인가. 학교 선생님이 좋은 학생이 되라고 훈육을 마치고 학생의 몸을 가볍게 쳤다고 이게 성희롱인가. 좀 더 생각할 문제입니다.

물론 성도착적, 또는 변태적인 교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장 내 유리한 위치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성적 노리개감으로 생각하는 못된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학교의 경우, 교사임용시에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임용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임용시에 성문화에 대한 교육을 필수로 시켜야 하고 또 교육관계자는 사회적 성윤리를 그대로 학교에 적용해야 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훈육수준의 성윤리를 별도로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선의의 교사가 애매하게 만들어진 사회적 성윤리에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 되살아와야 합니다. 교사는 교직을 밥벌이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제 교사들도 이 나라 백년대계를 위하여 참교육과 교육혁명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교사된 사람은 인간사회를 바르게 이끌고 살아갈 사람들을 길러낸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교직에 종사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에 바르게 되어야 세상이 바르게 돌아간다는 말은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이 말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와 교육기관은 적다고 봅니다.

교육계에서도 자체 성윤리를 만들어서 사회적 성윤리로 교사가 교권을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과연 나이 어린 학생들의 성 관련 의식이 바른 의식인지도 어른들이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타락하고 부패한 미국의 도착적 성문화가 우리 대중매체와 인터넷을 통하여 우리 안방까지 범람하지 못하게 사회적 노력과 함께 어른들의 조심스런 행동이 요구된다고 봅니다.(2010. 7.16,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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