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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정신문명을 비약시키는 중국이 부럽다.

by anarchopists 2019. 12. 2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6/07 15:29]에 발행한 글입니다.


정신문명을 비약시키는 중국이 부럽다.

5월31일부터 6월 4일까지 중국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중국과 수교한 이후 여러 차례 중국의 동북(東北)과 산동(山東), 그리고 강소(江蘇) 및 절강성(浙江성(省) 등지를 다여왔다. 매번 갈 대마다 느끼는 바가 달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의 중국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심하게 들었다.

이제는 중국을 제대로 읽어야 할 때다. 중국은 지금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를 통하여 행복한 미래를 향해가고 있다. 그런데 이전에 남한의 정치인과 경제인들은 그것을 읽고 있지 못하고 중국인의 남루한 겉모습과 도시의 변방과 농촌지역이 196~70년대 남한의 모습과 같다고 소리만 칠 줄 알았다. 그리고 자전거 타는 중국인, 마차 끄는 잡부들의 모습만 볼 줄 알았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앞섰다고 우쭐댈 줄만 알았다. 그 속에 숨겨진 중국의 참모습은 볼 줄 몰랐다. 즉 중국이 지금 실시하고 있는 실용주의적 개방정책은 서구식 자본주의가 아니고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라는 것을 몰랐다. 서구와 남한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중국의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는 성질과 내용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중국인들은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를 자본주의 생산방식을 거쳐 다음 단계에서 발생하는 사회발전 단계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물질문명이고 사회주의는 정신문명으로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일본과 남한의 물질문명에 기초한 사회발전과 달리 정신문명에 기초한 사회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곧 사회주의식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인간 삶의 질’이다. 그래서 인격(사람의 품위)이 무시된 시장경제는 생각지 않는다. 따라서 건축물을 축조하든, 공업제품을 생산하든 인간이 배제된 어떤 생산품도 용납하지 않는다. 때문에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는 모든 제품에 이미 인격적 가치, 다양한 디자인적 측면, 실용적 가치, 그리고 환경적 가치가 충분히 고려되어 있다.(아직 공산당국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불량한 생산자와 상인도 있지만)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200여년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달은 환경적 가치, 실용적 가치, 인격적 가치를 불과 20년 만에 그들의 시장경제에 한꺼번에 용해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벌써 한국경제는 물론 일본경제까지 제치지 않았는가. 이런 점에 비하여 이 나라는 아직도 실용적, 인격적, 디자인적, 환경적 측면(특히 환경)이 저급인 수준이니 어찌 미래의 중국과 견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중국을 관광목적으로 가기도 하지만, 그냥 가서 돈만 퍼주는(한약, 라텍스, 비단, 보석, 차 등 옵션관광) 관광은 하지 말라는 거다. 압록강의 조중철교가 관광화되면서(글쓰는 이가 조중철교를 관광단지화 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 부끄러움도 있지만) 조중철교 관리사무실이 근대식 건물로 둔갑하고 연변비행장이 현대화 한 것은 모두 한국관광객이 던져준 돈으로 그렇게 하였다. 아직도 한국관광객은 멍청하다. 우리 경제를 앞지른 중국에 돈을 보태주려 중국관광을 하고 있다. 중국의 변하는 모습을 보고 깨닫는 자 드물다. 중국은 정신문화의 창달과 새로운 문명을 꿈꾸며 가고 있다. 물질문명에 길들여진 채, 아직도 멍청이처럼 돈 쓰기 위해 그리고 허세를 떨기위해 중국에 가는 관광객이 많다.

중국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중국과 맞서서 미래에 생존하기 위하여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중국은 지금 디자인측면, 환경적 측면, 인격적 측면에서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속도와 내용으로 중국의 도시가 발전해 간다면 앞으로 20년 뒤에는 한국의 도시환경은 중국마저 따라잡지 못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그때 우리는 지구의 관광객마저도 중국과 일본에 빼앗겨 버릴 우려가 있다.

인류의 미래 관광자원은 자연과 역사문화다. 도시문화가 아니다. 우리가 관광문화면에서 세계를 앞서려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길이다. 이제 더 이상 골프장 건설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산허리를 잘라내서도 안 된다. 댐을 건설하기 위하여 강을 더 이상 막아서는 안 된다.(4대강은 이제 중단하고 원상복구 작업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금 안 하면 늦는다.) 원자력발전소를 더 이상 지어서도 안 된다. 도시와 공장, 그리고 빌딩을 건설하기 위하여 갯벌을 더 이상 매립해서도 안 된다. 자연을 지금 이 상태에서 개발을 멈추는 것만이 미래의 훌륭한 관광수입원을 보장하게 된다.(2011. 6.7, 취래원농부)

* 그 동안 함석헌평화포럼을 대신 운영해 준 김대식 박사님께 고마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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