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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우리는 인격대통령을 원한다.

by anarchopists 2020. 1. 2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6/28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일요시론- 황보윤식]


우리는 인격대통령을 원한다.

함석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꽃을 심는 사람은 그 꽃밭을 잘 지키고 가꾸겠지. 그래야 가을볕이 맑을 때 웃는 꽃을 볼 수 있을 것 아닌가. 네 맘은 무엇인줄 아느냐? 그것도 꽃밭이다. 거기도 아름답게 필 꽃씨가 심겨졌다. 누가 그 씨를 심었는지 너는 알지. 그럼 너도 네 꽃밭을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 버리지가 아니 먹게, 짐승이 뛰어들지 않게, 병이 아니 나게, 비바람이 침노하지 않게, 가물이 들이 않게, 날마다 새를 쫓아야 하고 물을 주고 풀을 매야 한다. 이 나라에도 큰 인격이 나야 하지 않나? 우리의 갈 길을 가르쳐 주고 우리를 사람답게 인도해주는 거룩한 인격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 네 맘이 꽃동산이란 말은 그것을 위해 하는 말이다. <맘을 다하라>, 《진실을 찾는 벗들에게》(함석헌저작집 제22권, 2008, 439쪽)


이글에서는 몇 가지 핵심 주제어를 골라낼 수 있다. 마음(맘)ㆍ꽃밭(꽃동산)ㆍ인격이다. 이것을 풀이해 보면, 꽃밭은 조국을 말한다. 내 나라를 말한다. 우리 사회를 말한다. 맘은 이 조국을, 나라를, 사회를 잘 가꾸어야 한다는 말이다. 곧 우리 사회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는 곧 아름다운 꽃밭이다 꽃밭에 가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향이 가득한 꽃밭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꽃밭에 핀 꽃은 곧 우리의 마음이다. 그 꽃밭에 버러지가 먹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그 버러지는 곧 도적놈을 말한다. 도적놈이 들어와 꽃을 꺾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바로 나쁜 무리들이 우리의 마음을 훔쳐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잠시 한 데 눈을 팔면, 도적놈이 들어와 우리 맘을 훔쳐간다. 그게 18대 대선이다. 18대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마음을 함석헌이 말하는 버러지에게 도적맞았다. 한눈을 판 탓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우리 한국인들은 밥 먹듯이 잘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민주주의ㆍ자유주의 꽃밭에 도적놈이 못 들어오게 울타리를 쳐야한다. 울타리는 마음이다. 마음을 바로 잡는 것을 말한다. 18대 대선에서 마음을 도적맞았으니 이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꽃밭에 가물(가뭄)이 나면 꽃들이 말라 죽는다. 그래서 가물이 들지 않게 자주 물을 줘야 한다. 물은 촛불이다. 꽃밭은 우리 사회이니, 우리시회가 가물이 들지 않게 하려면, 촛불이 꺼지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가 외양간을 고치고 다시 기르던 소를 잃지 않게 단도리 하듯이 우리 맘이 변치 않도록 마음의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마음의 외양간은 촛불을 켜는 일이다. 우리는 잊었던 마음을 다시 찾았다. 그래서 촛불을 켰다. 이 촛불은 우리의 꽃밭의 씨앗이다. 이 촛불로 만들어진 꽃밭에 버리지(어용기자)가 못 들어오게, 짐승(폭력경찰)이 뛰어들지 않게, 비바람(색소물대포)이 침노하지 않게, 가물(꺼지지)이 들이지 않게, 물(불)을 주어냐(붙여야) 한다.

함석헌 선생님의 글을 가지고 이야기의 끝을 맺자. 우리는 이제 우리 사회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거룩한 사회로 만들어 갈 줄 아는 인격을 갖춘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비인격적인 대통령은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를 전제군주제 국가로 만들려는 대통령은 안 된다. 국민의 소리를 부디딪끼는 무지랭이 잡초소리처럼 여기는 그런 대통령은 안 된다. 국민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통제하려는 대통령은 안 된다. 조국의 미래를 볼 줄 모르는 대통령은 안 된다.

한반도의 희망, 한민족의 미래는 통일이다. 조국의 미래는 통일된 조국이다. 통일이 없이는 우리 사회의 행복은 없다. 행복이 없다면 곧 미래도 없다. 또 미래의 희망은 조국산천의 아름다움을 자연 그대로 유지함이다. 우리는 자연 그대로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인공적으로 조국산천을 모양내서는 미래의 희망은 없다. 행복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을 주는 인격대통령이 필요하다. 인격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촛불로 가득 채워진 꽃밭을 가꾸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민중의 맘(마음)이다. 우리는 인격대통령을 원한다. 전제군주가 아니다. '우민독재'(愚民獨栽)를 획책하는 대통령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민족통일을 지향하는 통일대통령이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국민을 국민으로 보는 인격대통령이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양심대통령이다. 자연을 자연답게 지키는 환경대통령이다.(취래원 농부, 2009. 6. 28,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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