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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박근혜, 당신스스로 물러남이 옳지 않겠는가.

by anarchopists 2019. 10. 2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6/11/08 06:50]에 발행한 글입니다.

박근혜, 당신스스로 물러남이 옳지 않겠는가.

지난 4일 박근혜 행정부 수장(대한민국 헌법에서는 이를 大統領으로 칭한다)이 담화문을 발표 했습니다. 그 내용을 발췌해 봅니다. 1) 서두에 존경하는 국민이라 했다. 2)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국정을 맡겨준 국민과 기업에게 실망과 염려를 끼쳐 송구하다 3) 책임을 통감한다. 4) 검찰 수사를 받겠다. 5) 최순실 관계에 대한 변명, 6) 나는 노력을 했는데 국민들이 이를 몰라준다. 7) 안보는 위기고 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니, 국정중단은 안 된다. 8) 국민(나라사람)과 국회(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 로 요약이 됩니다.

위 담화문 내용을 살펴보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투적인 담화문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 나라사람(헌법에서는 國民으로 표현)들이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고,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이 2~5%대인데도 불구하고 나라사람들의 요구를 안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당신이 그 자리를 그만 두면, 국정중단이 올까봐 옥좌(玉座)를 버리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이 됩니다.

민주주의는 나라사람들이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당신이 이야기 했듯이 나라사람들이 선거라는 제도에 의하여 국정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그 국정 수행이 엉터리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사람들은 실망과 함께 그만 국정을 맡는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연일 소리치며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하니 그 심정이 진실이라면 옥좌를 다시 나라사람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당신은 나라사람들의 탄식하며 하야(下野)’하라는 소리를 귓전으로 듣는 모양입니다. 당신이 전한 담화문을 보고 역사를 공부한 한 사람으로써 실망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평()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봉건시대가 아닙니다. 당신은 여왕도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이 헌법상 명칭인 대통령이 되었지만, 이 나라 큰 지식인/학자들은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나라 큰 학자들이 18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상 잘못(개표부정?)에 대하여 사법부심판을 요청을 해놓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나라사람의 소리를 듣고 소통을 하고 싶다면, 이 점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18대 대선에서 선거절차상 잘못이 없었다면,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 그리고 부끄러운 국정운영을 안 했으리라 봅니다. 역사에서 정통성이 없는 떳떳치 못한 권력자들이 늘 부끄럽고 수치스런 국정을 이끌어나갔습니다. 이승만이 그렇고, 박정희가 그랬습니다. 결국 그들은 이 나라에 부끄럽게도 권좌에서 쫓겨나고, 또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이제는 이 나라에 부끄러운 옥좌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앞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계속해 봅니다. 첫째, 당신은 나라사람(국민)존경한다는 머리말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면 존경하는 나라사람들이 하야(下野)하라고 하면 그 존경심을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책임을 지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승만은 책임 있는 행동을 안 했기에 결국 외국으로 도망을 치는 수치를 당했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초대 행정부 수반을 지냈으면서도 그 대접을 못 받고 있습니다. 당신네 정치꾼들이 상전으로 받드는 미국에서는 초대 대통령인 위싱턴이 존경을 받고 역사에 위대한 미국인으로 이름까지 남기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의 아버지는 유신체제를 만들어 긴급조치를 발동하면서까지 평생 군주제를 꿈꾸다가 허망하게 신임하는 부하에게 총을 맞아 죽지 않았습니까. 미국에서는 총에 맞는 대통령은 모두 위대한 정치를 꿈꾸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신은 이 나라에 처음으로 여성으로써 대통령이 된 사람입니다. 존경의 대상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궁궐 안에서 공주로 자라났기에 이 나라의 대중교통인 버스비, 전철요금, 그리고 비행기 요금도 얼마인지 모른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습니다. 지금 궁궐 밖에서는 당신에 대한 몸값이 얼마나 될까? 값을 매기고 있답니다. 나라사람들은 먹고 사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있기에 시장의 물건 값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래서 당신에게도 그 값을 매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국의 대통령인 당신에 대한 몸값이 놀랄 정도로 싸게 매겨져 있습니다. 겨우 5원입니다. 시장에서 상품가치가 없는 물건은 페기처분 하듯이 연일 당신에 대한 몸값이 내려가고 있다는 것은 곧 폐기처분에 들어가는 절차에 놓였다는 뜻입니다. 상품가치가 없는 물건이 눈먼 중’(5% 지지자)에게 팔려나가면 다행이지만, 안 팔리면 그 물건은 곧 쓰레기통으로 들어갑니다. 지금 드높은 함성, ‘박근혜 하야소리는 곧 폐기처분하라는 소리입니다. 당신이 폐기처분의 대상이 안 되려면 당신 스스로 옥좌에서 내려오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당신이 옥좌에서 내려온다고 해서 국정이 중단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있고 그 안에 훌륭한 대한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책임 질 사람은 당신이지, 긴급하게 사태를 수습하게 위하여 벌이고 있는 최순실게이트’(Gate, 억지로 만든, 사실은 박근혜단독게이트가 맞다) 최순실도 안종범, 우병우, 청와대 비서실 보좌관도 아닙니다. 모두가 당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까. 언론에 보도된 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당신 주변 및 측근 사람들과 그 주변사람을 풀어놓은 연실처럼 풀려나가는 또 다른 주변사람들에 의하여 놀림을 당했습니다. 말을 바꾸어 말하면, 당신 주변사람들이 당신이 우리 민인(民人)들의 위에 군림하도록 장난질을 치고는 그들은 당신을 가지고 놀았다는 말입니다. 저들은 당신 앞에서 온갖 아양의 추태를 보이면서 뒤로는 당신을 우롱했다는 말입니다. 당신은 저들에게 이용을 당했습니다. 당신은 저들에게 놀림을 당했습니다. 당신은 저들에게 한낱 장남감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행정부 수반인 당신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더 이상 대한의 나라사람으로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망신/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내려오세요. 진정 당신이 이 나라사람들을 존경하는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면 그 존경의 표시를, 책임의 표시를 행동으로 나타내세요. 나라사람에 대한 존경의 표시의 길은 당신이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행동의 길입니다. 더 이상 우리 나라사람들에게 욕을 보이지 말기 바랍니다. 글쓴이는 여기서 당신에게 하야(下野)말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야라는 말은 고귀한 말입니다. 당신에게 이 나라사람들이 하야라는 말을 해 주는 것도 감지덕지(感之德之)입니다. 그만큼 이 나라 사람들은 마음이 착합니다. 5원짜리 대통령인 당신에게는 하야라는 말이 가당치 않습니다. 더 이상 나라사람들이 당신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쫒아내기 전에 스스로 내려오세요. 어머니의 피살, 아버지의 피살에 이어 강제퇴진(탄핵)이 있어야 되겠습니까. 불행한 가족사를 만들고 싶습니까. 이 점 때문에 대통령 당신이 말하는 존경하는 나라사람들이 마지막 배려를 해주고 있습니다.

검찰수사를 받겠다는 말은 나라사람에 대한 기만입니다. 당신의 지휘를 받는 검찰수사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지요. 그런 눈가림 속임수는 그만 두고, 잘못을 했다고 당신 스스로 그렇게 느낀다면 당연히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나라사람들을 우롱할 작정입니까 나는 나라를 위해 노력했는데, 국민(노예개념의)이 이를 몰라준다.” 이 말은 마치 당신 입장에서 볼 때 국민이라는 노예들에게 잘 대해주었는데 이 노예들이 노예반란을 일으켰다는 말로 들립니다. 아직도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을 모르시나 봅니다. 시절인연이라는 말은 당신과 우리 나라사람들의 인연의 끈이 다할 때가 왔다는 말입니다. 당신은 이 말의 뜻을 모르고 스스로 내려올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시절인연의 뜻을 알고 있는 이 나라 착한 사람들이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스스로 옥좌에서 내려와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과 우리 나라사람과는 이제 인연이 다되었습니다. 그만 끌려 내려오지 말고 스스로 내려오세요.

안보는 위기고 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니, 국정중단은 안 된다.”는 말은 당신 아버지가 자주 썼던 말입니다. 당신이 배운 교육이 그것뿐이니 그 말-독재 아버지의 말을 또 써먹는군요. 부끄럽습니다. 그만 내려오세요. 아버지가 옥좌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수많은 인재들을 영어(囹圄)의 올무를 만들어가며 버둥대다가 결국 머리에 총알이 관통하는 비극을 보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옥좌에서 내려오는 것은 기정사실이겠지만, 옥좌에서 내려오기 전에 좋은 일을 꼭 하고 내려오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 테러방지법의 폐기처분. 2) 김병준 총리 지명 쇼 반성(이미 쇼가 드러났지만) 3) 헌법개정 발언 취소 4) 싸드 배치 파기 5)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 등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부끄럽습니다. 이 나라 사람으로 이런 글을 써야 하니 말입니다. 부끄러운 역사를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이 글을 씁니다. (2016. 11. 9 취래원농사)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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