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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말씀과 명상

[말씀과 명상] 우리도 사람답게 살아봅시다.

by anarchopists 2020. 1. 1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6/04 05:59]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리도 사람답게 살아봅시다.

[함석헌의 말씀]

1. 우리는 언제든지 직업을 택할 때는 연대책임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정치가는 옛날 정치가의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지 “그 일은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다 라고 한다면 그런 비겁한 소리가 어디 있어요? 이때에 나서 그때의 책임을 지고 고치겠다는 베짱이 있어야 나서는 것이지.(함석헌,〈호소〉,《소설계》1963.10; 《함석헌저작집》(이하 저작집) 12, 한길사, 2009, 119~153쪽 재수록)

2.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쁜 점은 자기의견을 잘 발표 안 하는 거지요. 신문이 나빠진 것도 그게 너무 기업화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우리나라 살림살이를 잘 모르지만 병이 겉으로 나타나면 죽을 사람이 하나도 없지요. 속으로 썩고 있지요. 여러분은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정치가 부패하고 무능한 것을 고치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라는 것을
.(저작집, 153족)

[오늘의 명상]

위 글은 《안도산전서》출판기념회에서 함석헌 선생님이 한 강연 내용입니다. 위 내용은 오늘의 명상에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놓은 글입니다. 위 내용을 정리하면서 오늘의 명상에 들어갑시다.

원래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독재와 달라서 정치지도자들이 주기적으로 바뀝니다, 독재와 거짓정치를 막기 위함이지요.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정책의 연속성을 갖습니다. 정책의 연속성을 갖지 않게 되면, 민주의의 기본질서는 무너집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전두환 정권시절 나온 공공교통시설에서 노약자석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고,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무료승차권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노인인구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제도를 악용하는 노인층이 늘어나면서 지하철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뒤의 정권이 이 제도를 바뀌지는 못합니다. 이게 정책의 연속성이요 책임성입니다.

정권이 바뀌어, 앞의 정권에서 세운 정책이 자기네와 성질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그 정책은 중단되거나 폐기해서는 안 됩니다. 단지 정책의 수행속도와 예산배정에서 조금은 차이를 보일뿐이지요. 이게 민주주의에서 정치가 갖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권력을 잡자마자, 앞의 정권에서 시행해온 모든 정책을 부정하고 폐기합니다.

먼저 통일부를 없애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못 없앴는데, 현재 그 운영이 영 엉망입니다. 민족통일을 막는 통일부가 되고 말았습니다. 또 세종시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정치가 인간을 통치한다는 지배관념의 철학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중앙관리시스템에서 지역관리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조류로 모든 에너지와 자원관리와 사람관리가 지역관리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정권 때, 중앙행정시스템을 지역관리화 하는 지역행정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지역핵심도시를 설정하고 세종시도 나왔던 것이지요. 따라서 이명박정권은 앞의 정권이 세우고 추진해 세종시 건설을 그대로 추진해야할 연대성과 책임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하루아침에 폐기하려 한다면, 이는 함석헌 선생님 말씀 따라 이명박 권력은 비겁한 정권입니다.

또 앞의 정권이 세운 통일을 위한 정책도 그렇습니다. 개성공단의 운영과 금강산관광입니다. 그런데 이를 하루아침에 페기하려 합니다. 민주정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정치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선생님이 그랬습니다. 병은 안으로 썩으면 죽는다고. 그래서 안으로 썩어들어가고 있는 우리의 병이 무엇인지. 오늘은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의 안으로 썩어들어가는 병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고쳐봅시다. 그래서 우리도 사람답게 살아봅시다. 이번 6.2지방선거 결과는 이 병을 고쳐보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봅니다.(2010. 6.4,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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