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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대선 선두주자 박근혜가 본받아야 할 것들

by anarchopists 2019. 11. 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12/05 05:58]에 발행한 글입니다.


대선주자 박근혜가 본받아야 할 것들


대선주자들의 법에서 정한 TV토론이 시작되면서 대선레이스가 중반에 들어선 기분이다. 육상이나 모든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깨끗한 시합이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TV토론도 그렇고, 대선 선거운동을 봐도 그렇고, 수구언론들의 보도내용을 봐도 그렇다. 도데체가 깨끗한 시합(페어플레이)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특히 대선레이스에서 여론조사(우리나라 여론조사는 미숙함과 조작이 많지만)상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의 태도는 ‘페어플레이’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하여 여론조사 상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후보에게 우리나라의 ‘성숙한 선거운동’을 위하여 꼭 본받아야 할 몇 가지를 권유해 보고 싶다.

자신의 선친인 박정희의 친일행위, 헌정파괴, 인권유린, 민주주의 훼손, 경제발전 오류에 대하여 대신 사과 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일반적 나라사람보다 더 훌륭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못하다면 나라사람들의 귀감이 안 된다. 이명박처럼 일구이언(一口二言)의 대통령이 나와서 나라의 물을 죄다 흐려놓은 잘못을 다시는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만약 박근혜가 아버지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은 채, 대통령이 된다면 부녀가 함께 이 나라 역사에 창피함을 남기게 된다.

이 자리에서 자기 선조(조상, 아버지)의 부끄러운 행위에 대하여 사과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본다. 박근혜 후보가 귀감으로 삼았으면 한다.



사례 하나: 1948년 8월 대검찰청 차장 엄상섭씨 등 8명은 자신들이 일제시대 검사를 지냈다는 이유로 사표를 냈다. 이들은 당시 성명서를 통해 “우리들이 일제하 검사로서 해방 후에도 미군정에 협조했지만 민족정기가 고창되고 있는 현 정세에 비추어 떳떳치 못하고 인심쇄신과 민족정기 앙양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통감한다.”며 스스로 사퇴한 배경을 밝혔다. 특히 엄상섭 검사는 “일제통치하에서 협력을 했다는 것만 가지고도 아무리 사과해도 모자랄 것”이라며 사죄의 글을 남겼다.

사례 둘: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명칭 바꾸기운동을 주도하였던 김남식 선생은 하루도 빠짐없이 동대문구 회기동 일대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그가 쓰레기를 줍는 이유에 대하여 “왜정 때 학생에게 일본말 쓰기를 시킨 것에 대한 벌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청소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김 선생은, “늦게나마 ‘내가 교사로서 참 나쁜 짓을 했구나, 민족반역자였구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참회를 하였다.

사례 셋: 파인 김동환의 아들로서 경찰총경을 지냈던 김영식 님은 지난 1994년 부친의 일대기 ‘아버지 파인 김동환’이란 책에서 “아버지가 일제말엽 한 때 저지른 치욕적인 친일행위를 뉘우치고 변절고충을 고백”하고 ‘반역의 죄인’임을 자처했다. 그리고 “가족을 대신해 국가와 민족 앞에 사죄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그는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후손들을 직접 만나 사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례 넷: 일제시대 친일행각을 하였던 조승제 목사의 손자 향린교회 조현정 목사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일제에 항거해 투옥과 죽임을 당한 것을 생각할 때 현실과 타협하고 일제가 저지른 승리를 기원한 할아버지의 부일행각은 분명히 민족의 지탄이 되는 중차대한 죄”라며 “개인적 고백이지만 이 고백이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상, 내일신문 2009년 11월 11일자)

박근혜 후보가 본 받아야 할 것 중에 또 있다. 그의 아버지 박정희의 독재권력욕 때문에 청년시절 인권을 유린당하고, 노년인생을 패인으로 사는 사람과 그 후손들에게 공개적(대선선거 기간 중) 사과를 해야 한다. 또 박정희의 유신독재유지를 위한 위헌적 긴급조치로 학창시절 아니면 청년장교시절 엄청난 피해를 입고 인생행로가 뒤틀린 사람들에 대한 사죄와 함께 그들에 보상조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박근혜가 본 받아야 할 것이 또 있다. 자신의 허물은 전붓대(?) 같은데, 대선레이스에서 함께 뛰고 있는 후보들의 이쑤시게(?)만도 못한 잘못을 물고 늘어지는 추한 모습을 안 보였으면 한다. 그리고 전임 대통령 중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허물 아닌 허물을 침소봉대(針小棒大) 하지 않았으면 한다.(유세현장에서 연설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의 공통점이 상대방에 대한 험담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방뿐이라 한다.)

이 기회에 박근혜를 위시한 모든 대선주자들이 본 받아야 할 것은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이명박처럼 선거기간 동안 온갖 범법행위를 부정하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대통령의 특권을 이용하여 결국 나라사람들을 기만하고 우롱(김성재 박민재, 《또라이가카》, 책보세, 2012 참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2012. 12. 6,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그림은 "미디어 오늘" 2012 12.5일자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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