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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대식 박사 강좌

논어 강좌, 학이편 (3)

by anarchopists 2019. 11. 4.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4/26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논어 강좌, 학이편 (3)



1-4 曾子曰吾日三省吾身(증자왈오일삼성오신)하노니 爲人謀而不忠乎(위인모이불충호)아
與朋友交而不信乎(여붕우교이불신호)아 傳不習乎(전불습호)이니라


국역:
증자가 말씀하셨다. “내가 날마다 세 가지 일로 나 자신을 살피는데, 남을 위하여 일을 꾀함(계획함)이 성실하지 못한 것이 있는가? 벗과 더불어 사귀면서 신실하지 못한 점이 있는가. 스승에게 전수한 것(배운 것)을 잘 익히지(熟習) 못한 점이 있는가(제대로 복습하여 익히지 않았는가)?”


풀이:
증자의 성은 증(曾), 이름은 삼(參), 자는 자여(子輿)이다. 그는 노나라 사람이며 공자의 제자이다.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충(忠)은 타인, 친구, 스승과의 관계에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뜻 이외에 자기 마음을 다함, 정성을 다함, 성의를 다함, 속에 있는 마음, 즉 꾸밈없는 진실된 마음을 의미한다. 신(信)은 신실, 신의로서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을 가리킨다. 전(傳)은 스승에게 전수한 글과 말을 뜻한다. 삼성(三省)은 여러 번 반성한다 혹은 날마다 세 번 반성한다는 뜻도 들어 있다. 불~호(不~乎)는 ‘~하지 못하지는 않았는가?’라는 이중부정이다.

적어도 성숙한 인격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일일삼성(一日三省)하는 삶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하여, 친구에 대하여 성실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대했는지, 그리고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것을 익히고 또 익혔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하루라도 인(仁)과 관계되지 않은 일이 없으니 잠들기 전에 몸소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1-5 子曰道千乘之國(자왈도천승지국)에 敬事而信(경사이신)하며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하며 使民以時(사민이시)니라


국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승의 나라를 다스리려면 일을 공경히(경건하게) 처리하여 믿음이 가게하며(미덥게 하며), 쓰기를 절제하고 사람을 아끼며, 백성 부리기를 때에 맞추어(농사철을 피하여) 할 것이니라.”


풀이:
도(道)는 도(導)와 상통하여 ‘인도한다’, ‘다스린다’는 뜻이다. 천승지국(千乘之國)이라 함은 제후의 나라를 일컫는 것으로서, 중국 주나라 제도에 제후의 나라는 전쟁을 할 때 병거 1천채(천승)를 낼 수 있었던 데에서 나온 말이다. 승은 말 네 마리가 끄는 전차(戰車)로서 1승에는 갑사(甲士) 3명, 보졸(步卒) 72명, 취사병 10명, 피복담당 5명, 말담당(수송) 5명, 땔나무와 물담당 5명으로 구성해서 총 100명이 따라 붙으니 천승이라면 가히 그 수가 어마어마함을 짐작할 것이다. 이에 비해 천자는 만승(萬乘)을, 대부(大夫)는 백승(百乘)을 낼 수 있었다. 경사(敬事)는 일을 공경하고 신중히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시(時)는 제때 혹은 알맞은 때, 즉 농한기를 의미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는 1) 모든 일에 세밀한 계획을 세워 신중히 처리하면서 백성들에게 믿도록 하며, 2) 나라의 제반시설에 비용을 절약하고서 백성을 사랑해야 하고, 3) 일을 신중히 처리하면서 백성에게 믿도록 하고, 나라의 제반용도를 절약하고 백성을 사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백성에게 나랏일을 시킬 때에는 제 때에 맞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성을 사역할 적에 농한기를 이용하고 농번기를 피해야 한다. 국가사업에 백성을 동원할 때는 농사철을 피해야 세금도 제대로 걷을 수 있고 백성들의 원망도 줄일 수 있다.

『중용』에는 천자가 다스리는 9가지 방법이 명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서민들을 사랑하고 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천자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정치 이념을 올바로 설정하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 있어서는 언제든 신의가 두터워야 하고, 절대 원망을 사서는 안 된다. 그들의 경제 살림에 해가 되지 않도록 늘 보살피고 배려하며 백성 사랑하는 일에 지극해야 한다. 그래야 세금도 잘 걷힐 게 아니겠는가. 공자는 백성을 위한 경제 살림에 윤리나 철학(살림철학)이 결여되어 있다면-경제철학도 없이 무작정 경제 살리기를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정치 이념이 아무리 좋아도 무색하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것은 차치하고 정치지도자 자신의 ‘인격’이 바로 서있지 못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할 것이다.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김대식 선생님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M.A.)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로 있으면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인간과 영성연구소 연구원,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학문적인 관심사는 '환경과 영성', '철학적 인간학과 종교', 그리고 '종교간 대화'로서 이를 풀어가기 위해 종교학을 비롯하여 철학, 신학, 정신분석학 등의 학제간 연구를 통한 비판적 사유와 실천을 펼치려고 노력한다.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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