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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대식 박사 강좌

논어 강좌 학이편 (4)

by anarchopists 2019. 11. 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7/26 02:45]에 발행한 글입니다.


논어 강좌 학이편 (4)


1-6 공부보다 인간됨이 먼저다

子曰弟子入則孝(자왈제자입즉효)하고 出則第(출즉제)하며
謹而信(근이신)하며 汎愛衆(범애중)하되 而親仁(이친인)이니
行有餘力(행유여력)이어든 則以學文(즉이학문)이니라

국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자는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밖에 나가서는 공경하며 삼가고 미덥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과 친해야 한다. 행하고서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운다.”

풀이: 제자는 ‘젊은이’나 ‘학생’을 뜻할 수도 있다. 근(謹)은 신중하고 성실하게 처신하는 것 혹은 입이 무거운 것을 의미한다. 문(文)을 문헌, 옛 현인의 말씀, 교양, 즉 언어, 문장, 복장, 용모, 예절 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則以學文(즉이학문)에서 이(以)는 앞 문장의 여력(餘力)을 받는다. 원래는 이유여력학문(以有餘力學文)이지만 여력이 반복되기 때문에 생략된 것이다. 공자는 인간이 공부를 하는 것보다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인간 교육, 인격 교육이어야 한다고 본다. 집안에서는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고(親), 집밖에서는 윗사람을 공경해야 하며(序), 친구와의 관계에서는 신의와 아량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을 두루 갖춘 후에 공부를 해야 한다. 학문보다 교양, 즉 인간됨이 먼저다.




1-7 공부하는 사람은 식색을 멀리한다

子夏曰(자하왈) 賢賢(현현)하되 易色(역색)하며 事父母(사부모)하되 能竭其力(능갈기력)하며
事君(사군)하되 能致其身(능치기신)하며 與朋友交(여붕우교)하되 言而有信(언이유신)이면
雖曰未學(수왈미학)이라도 吾必謂之學矣(오필위지학의)라 하리라

국역:
자하는 말하였다. “어진이를 어질게 여기되 색을 좋아하는 마음과 바꾸며,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하며, 인군(人君, 혹은 임금)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벗과 사귀되 말에 믿음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운 사람(학문을 완성한 사람)이라고 평하겠다.”

풀이:
자하는 위(衛)나라 출신으로 공자보다 44살이나 어린 제자였다. 성은 복(卜)이요, 이름은 상(商), 자는 자하였다. 문학(詩와 禮)이 뛰어나 군자유(君子儒)가 되기를 원했던 제자였다. 賢(어질게 여기고서 좋아한다는 뜻)賢(어진 사람, 어진 것이라는 뜻)易色을 “어진 사람을 어질게 대하기를 마치 여색을(고운 여인을) 좋아하듯(사랑하듯) 하고”로 해석하기도 한다. 혹은 “현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여색과 바꿀 수 있듯이 하라”, “부모를 섬기는 마음으로 현인을 존중하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역(易)은 여(如)와 뜻이 통한다. 색(色)은 여색을 가리킨다. 위(謂)은 이른다, 말한다가 아니라 평가한다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학문의 순서는 예를 배우고 도를 터득하고 덕을 밝히고 성을 인식하여 마지막으로 천명(天命)을 깨닫는 것으로 완성된다. 천명, 즉 하늘의 뜻을 따라 사는 삶의 외형으로 나타나는 것은 예의 실천이다. 학문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천명을 깨달아 그에 따르는 삶을 영위하는 것인데, 하늘의 뜻을 완벽하게 실천하는 사람은 성인(聖人)이지만 성인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보다 낮은 현인(賢人)은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모름지기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현인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사람이 학문이 깊어지면 식색(食色)을 좋아하는 삶을 넘어서 현인을 좋아하고 그의 모습을 추구하는 삶으로 변한다.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김대식 선생님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M.A.)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로 있으면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인간과 영성연구소 연구원,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학문적인 관심사는 '환경과 영성', '철학적 인간학과 종교', 그리고 '종교간 대화'로서 이를 풀어가기 위해 종교학을 비롯하여 철학, 신학, 정신분석학 등의 학제간 연구를 통한 비판적 사유와 실천을 펼치려고 노력한다.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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