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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장창준의 토요시사

MB, 6자회담 고수하면 6자회담 파탄난다.

by anarchopists 2019. 12. 1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7/02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6자회담을 버려야 6자회담이 살아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6자회담이 다시 좌초위기에 몰려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줄곧 북미대화와 6자회담을 방해해왔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6자회담에서 분리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연계시키고 다시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의 오락가락 행보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북측은 이명박 정권과는 다시 상종하지 않겠다는 단절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북측의 단절 선언은 올 초부터 모색되어왔던 ‘남북핵회담 - 북미회담 - 6자회담’이라는 3단계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는 조건에서 3단계 프로세스는 실현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측은 2010년 초에 제기되었던 ‘북미 양자회담 -6자회담’이라는 2단계 프로세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것도 필자가 보기엔 실현난망이다. 이명박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이명박 정부가 당사자로 참여하게 되어 있는 6자회담은 성사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명박 정부 설득에 나서고 있다. 6월 24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후 김성환 외교장관이 천안함과 연평도의 6자회담 분리 대응 입장이 나온 것은 미국의 ‘개입’을 시사한다. 그러나 북측은 이같은 분리대응 입장이 6자회담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는 이명박을 상대로 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이다.

어정쩡한 말로 3단계 프로세스를 다시 부활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이다. “‘분리대응’을 해서라도 기어코 조미대화와 6자회담의 재개를 방해하려는 괴뢰들의 불순한 속심”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니, 다른 방식을 찾아보라고 미국에게 권고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해법은 하나이다. 북미 대화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시작하는 것이다. 남북 핵회담이라는 전제도, 6자회담으로 이어진다는 전제도 이젠 소용이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북측은 이렇게 강변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저토록 방해를 놓고 조건에서 남북핵회담이든 6자회담이든 개최될 수 있겠는가. 설령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겠는가?”

미국은 이 같은 강변에 할 말이 없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다시 두 개의 선택지에 놓여 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북미 대화를 시작할 것인가. 이 경우 한반도 상황은 다시 안정단계로 진
입할 것이다. 연평도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의 추가적인 대북훈련 역시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왔으나 12월 20일 오전 빌 리처드슨과의 핵협상이 성공한 후 12월 20일 오후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대북군사훈련에 북측은 대응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북측의 대남 군사대응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미국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이다.

다른 선택지는 한미동맹을 우선시 하여 3단계 프로세스를 고집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한미관계는 안정될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남북 사이에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된다. 최근 북측은 여러 차례 경고를 하고 있다.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과 무자비한 징벌 조치”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결국 한반도에서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건 없는 북미대화에 착수하여 한반도 평화를 선택할 것인가 한미동맹이라는 틀 안에서 6자회담을 고수하여 한반도 전쟁 위기를 연출할 것인가.

결국 6자회담을 고수할 것인가 양자회담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6자회담을 고수하면 역설적으로 6자회담은 파탄난다. 6자회담을 버리고 양자회담을 선택하면 6자회담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북의 최근 강경 노선은 미국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2011. 7.1, 장창준)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이 글은 <통일돋보기>76호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ttp://nci.or.kr/bbs/tb.php/032 new/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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