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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장창준의 토요시사

6.15일의 풍경, 그리고 남북관계의 운명

by anarchopists 2019. 12. 1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6/18 05:40]에 발행한 글입니다.


6월 15일의 풍경, 남북관계의 운명

6월 15일 애초 개성에서 진행하려 했던 6.15 공동선언 발표 11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정부의 불허로 성사되지 못하고 남측 참가자들이 임진각에서 조촐하게 기념식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오늘 개성으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가로막혔다 하여 평화와 통일을 향한 온 겨레의 염원까지 결코 멈추게 할 수는 없다”“시대정신을 거스른 정권의 생명은 잠시지만, 한반도 평화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민이 열어가는 6.15시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그날,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과 만찬을 벌였다. 자유총연맹은 6.15 공동선언 폐기를 공공연하게 주장해왔던 대표적인 반북, 반통일단체였다. 청와대측은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일을 맞이하여 대학생·해외 및 직능조직 등으로 구성된 ‘G20세대’ 영입을 통해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한국자유총연맹의 변화상을 보여주고, 회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밝혔지만, 6.15 공동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였다.

6월 15일의 엇갈린 풍경은 남북관계의 운명을 예고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6.15 공동선언 발표를 기념하는 남북대회를 불허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6.15 공동선언을 최선두에서 부정하고 있는 자유총연맹 관계자 250명을 초청하여 그들을 격려했다. 6.15 공동선언은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6.15 공동선언을 역행하는 것이 그들의 관심사임을 만천하에 공개천명한 것이다.

남북 비밀 접촉의 전모를 북측이 공개함으로써 남북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상황 수습을 하기에도 벅찬 이 시점에 이명박 정부는 상황 수습은 커녕 상황을 의도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는 모양새이다. 북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도 의도적이다. 역시 6월 15일 오후에 있었던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식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6.25전쟁 이후 오늘날까지 북한은 한순간도 도발을 중단한 적이 없다”며 “위협은 항상 우리 곁에, 미래가 아닌 바로 현재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는 결심을 확고히 한 것 같다. ‘도발꾼 북한’과는 상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파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남북 사이에서 지난 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은 것이 재발되어도 아무 상관 없다는 것이다. 강력하게 응징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남과 북 사이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고 그로 이해 남과 북의 인명 피해와 물적 피해가 발생해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문제에 대해 합의문을 발표한 6월 15일의 풍경은 6월 15일의 진정한 의미와는 다르게 남북 관계의 파국적 운명을 예고했다.(2011..617, 장창준)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이글은 통일돋보기75호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ttp://nci.or.kr/bbs/tb.php/03_2_new/101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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