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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MB,공정한 사회가 있다고 봅니까?

by anarchopists 2019. 12. 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1/20 07:06]에 발행한 글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과연 오는가!
-차00노동자의 아내 故 오00고인의 명복을 빌며,
더 이상 죽지 말 것을 눈물로 호소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입만 열면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있지만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게는 과연 ‘공정한 사회’는 오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국민들 앞에 사회적 합의를 한 오늘, 정리해고의 고통에 시름하다 한 가정의 엄마가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두 자식을 남겨두고... 숫자를 헤아리기도 싫을 만큼 연이은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4일, 10월 11일, 11월 8일, 그리고 11월 10일 19번째 죽음

늦가을 찬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듯 쌍용자동차(이하, 쌍차) 무고한 생명들이 떨어지고 있다.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도, 왜 살지 않고 죽음을 선택 하냐고 되려 소리쳐보지만 누구도 막지 못하고 있다. 아니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두 달 사이 벌써 4명, 소위 산자와 죽은 자. 공장안에 일하는 노동자. 공장 밖을 밀려온 노동자를 가리지 않고 있다. 해고노동자의 현실이 그러하듯 쓰디쓴 쏘주 한잔에 마음을 달래보지만 뻥 뚤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가슴은 누가 메꿔주지 못하고 있다.

19번째 죽음. 20번째는 누굴까? 라는 죽음의 두려움이 우리 곁을 휘감고 있다

사실 숫자를 헤아리기도 싫다. 늘어나는 숫자만큼 고통의 지수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와 6살 아들이 지켜본 엄마의 주검은 무엇으로 위로해야 할까.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엄마를 보고, 아빠에게 전화를 했지만 아빠의 핸드폰 고장으로 연락조차 못하고, 어서 빨리 엄마가 일어나기만을 바라며 이틀 동안이나 지켜봐야 했던 어린 아이들의 상처를 누가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오싹하고, 오금이 저린다

남의 일이 아니다. 정리해고가 가져온 사회적 타살이자 살인행위다. 공정한 사회는 함께 모두가 웃으면서 살아가는 사회다. 그런데 이 공정한 대한민국 사회에 어느 한쪽은 순번을 기다리듯 죽음의 숫자만을 채워가고 있다. 누가 해결할 것인가. 누가 해결해야 하는가. 죽음 앞에 눈물도, 두려움도 잊은 지 오래다.

사건개요는 이렇다.
19번째 죽음은 희망퇴직한 차00 조합원의 아내다. 11월 10일 고 윤00노동자의 18번째 죽음의 발인이 있던 날, 그리고 저 멀리 부산의 영도에서는 정리해고 철회의 소식이 있던 날 애석하게도 쌍용자동차 희망 퇴직한 한 노동자의 아내가 죽은 것이다. 고 오00의 남편은 2009년 사측의 전환배치로 도장1팀 타이어샵에서 근무하다 소위 죽은 자로 분류되어 77일 파업을 끝까지 함께하고 희망퇴직을 했다. 희망퇴직 후 여느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생활고에 힘들었다고 한다.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평택이 싫어 강원도 원주로 가족이 모두 떠났고, 고인의 남편은 천안에서 일하며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이틀이나 지켜본 어린 두 자녀는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

■사망일시: 화요일(8일) 새벽 추정(딸아이와 유족의 말) - 사망한지 이틀 만에 아빠와 연락

아이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계속 자고 일어나지 않는다고 함, 천안에서 일하던 차00조합원 뒤늦게 확인. 쌍용사태이후 우울증으로 가족이 평택을 떠나 원주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차00조합원은 천안에서 일용직근무, 생활고에 힘들어했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는 주말부부 생활을 보듯 확인할 수 있음.


[앞의 글을 접하고 느끼는 아픔]

"희망버스 덕분에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6월11일 처음 희망버스가 온 뒤로 절망감을 접고 희망의 빛을 보았다” 한진중공업 협상이 타결된 후에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 말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죽음과도 같은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트윗이었다. 연대와 소통... 이것이 김진숙 지도위원을 살리고,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을 복직시킬 수 있었다.

쌍차 노동자들은 왜 죽는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병들어 죽는가? 쌍차 노동자들은 정든 일터에서 뿌리 뽑혀지고, 동료들과의 관계는 끊겨져 나갔다. 3년 동안 쌍차 노동자들은 ' 죽음과도 같은 고립감 '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희망의 버스의 핸들을 평택으로 돌리자는 말들이 나온다. 그렇다. 김진숙을 내려오게 한 그 연대의 힘이 쌍차 노동자들의 목숨을 살려야 한다. 스무 번째 죽음은 막아야 하지 않는가? 얼마 전 한국지엠지부를 방문한 금속노조 위원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

"현대, 기아, 한국지엠 3개 완성차 지부가 금속노조와 함께 쌍차와 르노삼성 노동자들을 연대, 지원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행동에는 과거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철폐투쟁 때 전국적인 연대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지엠 지부가 당연히 앞장서야 할 것이다.

연대의 발길로 생명의 기운을 퍼져나가는 평택의 모습을 보고 싶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김삿갓, ※ 위 글은 <금속노조 쌍차지부 홈피>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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