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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4대강, 샛강 개발과 물난리 그리고 농촌

by anarchopists 2019. 12. 1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7/29 07:27]에 발행한 글입니다.


4대강ㆍ샛강개발과 물난리, 그리고 농촌




이번에 한반도 중부와 남부 그리고 영서 지방의 폭우와 물난리, 여기에 60여명에 가까운 인명피해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은 수억 년 수만 년 세월을 흘러내려오면서 오늘 우리가 살기 좋은 자연상태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물난리와 불난리가 나지 않는 자연환경을 찾아 마을을 만들고 삶의 터전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20세기 서양의 산업혁명을 모방하면서 한반도에도 도시가 발달하고 공장지대가 만들어졌다. 도시와 공장지대의 건설은 자연의 이치를 무시하고 인간이 발명한 굴삭기로 온통 땅을 파헤치고 강을 파내고 갯벌을 메우고 산림을 평지로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자연이 수만 년 동안 만들어낸 자연상태가 파괴되었다. 이 때문에 자연의 순리가 무너졌다. 자연순리의 파괴는 산의 붕괴, 하천의 범람, 도로의 유실로 이어졌다. 곧 자연순리의 파괴가 인간 삶의 파괴로 이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천재가 아니고 인재이다. 글쓴이는 자연과학을 잘 모르나 자연의
이치만을 가지고 ‘4대강과 샛강 개발’이 오늘의 이 인재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유추해본다.

한국은 잘못된 중앙통제시스템에 의하여, 전기, 물자원에 대한 생산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물과 전기자원을 생산한다는 명분으로 댐을 즐겨 만드는 나라이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가 등장하고 나서는 아예 막대한 조세를 들여 4대강과 4대강 원류인 샛강(고향의 강)을 이른바 ‘살리기’라는 명분을 붙여 죄다 곡류를 직류로 만드는 파괴를 하고 있다. 그리고 4대강에 수많은 보(댐)을 만들고 있다. 댐을 만들면 자연생태계가 ‘강 생태계’에서 ‘호수 생태계’로 바뀐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강 생태계에서는 유속(流速)이 있지만 호수 생태계는 저수(貯水)가 된다. 그래서 하천(河川)생태계와 바다생태계가 엄청나게 파괴된다.

물의 유속환경에 맞추어 사는 은어 등 토종물기고기들이 사라진다. 곧 강생태계의 파괴다. 또 샛강과 큰 강의 유속으로 운반되는 모래가 바다에 유입되지 못함으로써 바다생태계도 파괴된다. 해면의 모래들이 사라져 해수욕장이 감소되고 해양오염이 급속히 심화된다.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자연환경은 인간 또한 살 수 없다. 이 이치를 이명박 정부는 모르고 있나보다.

이제 이번 비 피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보자.
4대강과 샛강의 개발은 개발이 아니라, 4대강과 샛강을 죽이는 사업이다. 또한 인위적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다. 강생태계가 호수생태계로 변하면 유속이 변하고 물(수증기)의 증발이 많아진다. 수증기 증발은 강생태계보다 저수생태계에서 크게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수표면적이 클수록 증발은 크게 일어난다. 그리고 온도가 높아질수록 증발의 속도와 양도 많아진다. 그러니까 4대강에 만들어진 보들은 여름에 더 위험하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공중에 증발된 수증기는 자연, 공중의 찬 공기를 향해 움직인다. 그리고 그곳에서 응결(凝結)된다. 이것이 고기압에 밀리면 유동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비를 뿌리게 된다. 이것은 전문 지식이 아니라도 누구나 아는 기상상식이다.

그런데 한반도에 올 6월 중순부터 긴 장마가 있었다. 그리고 7월 초순경 장마가 멈추면서 갑자기 열대야를 이루는 더운 기온이 4~5일가량 지속되었다. 이때 우리가 다 알다시피 곳곳에 안개가 무척 많이 일었다. 4대강의 보와 각 지역의 저수지 때문이다. 그리고 또 비가 오고 또 날이 개었다를 몇 번 반복하였다. 장마 끝에 형성된 더운 기온은 4대강 주변에 인위적으로 많이 만들어진 큰 보(물의 표면적이 큰 댐=저수생태계)에서 엄청난 수증기 증발을 일으켰다. 이 수증기들이 공중의 찬 공기를 만나면서 응결되고 무거워진 수증기(구름)는 비를 뿌리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이제 한반도에 여름이 되면 걱정거리가 생겼다. 여름의 더운 기온에 의하여 4대강 보에서 증발된 수중기가 마침 한반도 주변으로 오고 있는 아열대성 고기압을 만나게 되면, 필연적으로 많은 비를 뿌리고 이것이 국지성 폭우로 변하게 되리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이 옳다면, 한반도에 물난리를 만나지 않으려면, 신속하게 보(저수지)를 모두 헐고 직류화한 강줄기를 다시 굽이쳐 흐리게 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에 의해 직류화된 자연파괴를 원상의 굽이쳐 흐르는 큰 강과 샛강으로 복구시키는 도리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도시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농촌은 더 틈 피해를 입고 있다. 중앙국가의 무분별한 난개발정책으로 상대적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농촌이다. 지금의 불확실한 이상기후는 분명 도시인이 만들어낸 인위적 위험이다. 국가의 산업화와 도시인의 무분별한 환경파괴행위, 즉 공장매연ㆍ자동차 매연ㆍ산림의 파괴ㆍ오염쓰레기 배출ㆍ농토의 잠식과 공장건설 등은 대기오염으로 이어져왔다. 게다가 4대강과 샛강 개발로 안개지대가 수없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면서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를 가져왔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는 때 아닌 우박과 서리, 그리고 예측불가능의 홍수와 가뭄현상을 야기시킨다. 그리고 안개는 농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이렇듯 도시인의 생활 태도와 중앙국가의 난개발은 기후와 날씨, 물을 핵심근간으로 하는 농업에 막대한 피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농산물 생산의 감소는 곧 식량안보로 이어진다는 이치를 권력자들이 알았으면 한다.(2011. 7.29 아침,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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