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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

[토요시사] 농업공동체가 무너저내리고 있다.

by anarchopists 2020. 1. 10.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9/25 06:54]에 발행한 글입니다.


농업공동체가 무너저내리고 있다.

학문을 연구하여 인간의 미래를 개척해야 할 대학조차 자본적 경쟁논리를 쫒아 자본축적에 도움이 안 되는 정신추구과목을 폐쇄하고 있다. 인간사회의 행동윤리와 삶의 질을 연구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대학이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대학이 이렇듯 자본의 논리를 쫒아 자기존재가치를 망각하고 현실적 자본축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취업의 전당'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러니 대학을 나온 한국 지식인의 교양가치는 이제 인본주의가 아니다. 이러니 농촌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오늘은 농촌 급격히 무너저내리고 있는 현장을 보고 그 슬픔을 적어본다.

1. 그릇된 글로벌 자본화 정책
우르콰이 라운드(UR) 이후 선진자본의 지구점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국가 사이 무역장벽도 눈깜쩍할 사이도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한민국정부는 이에 대응하기보다는 선진자본의 들러리로 전락하여 신자유주의적 경쟁논리를 기조로 삼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의 삶의 구조도 경쟁제일주의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국가조직, 경제조직, 사회구조, 문화구조를 모두 경쟁논리로 조직화하였다. 이 결과 우리 사회는 인본주의가 땅에 떨어지고 현실적인 물신주의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현상을 창출해 가고 있다. 정부의 모든 정책도 인간의 삶의 질보다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논리를 쫒아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북 들어서면서 그 도가 심하게 들어나고 있다. 그리하여 경제분야 정책은 말할 것도 없이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자본을 쫒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농촌공동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은 농업이다. 농업은 태생적으로 상공업을 기본을 하는 자본주의와는 본질을 달리한다. 따라서 국가는 농촌이 국가사회의 구성원이 먹을 수 있는 식량생산을 자급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구하고 최소한의 공동체사회를 유지시킬 수 있는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함에도 대한민국은 농촌을 자본시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
즉 농촌이 갖는 고유한ㆍ전통의 공동체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이는 먼 훗날 한국사회가 스스로 자멸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정책이다. 농촌은 결코 자본화로 갈 수 없는 인간 최초의 문명발생지이며, 공동체사회다. 이 점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도시는 자본경쟁의 시장일지라도 농촌은 결코 자본시장이 될 수 없는 인간정서의 피난처이다. 그럼에도 한국정부가 미련하게 농촌마저 자본시장으로 끌어내는 것은 우리 민족을 자멸로 이끌고 가는 어리석은 정책 중의 하나이다.

2. 농민의 정신적 부패
이러한 한국정부의 농촌자본화 정책에 농촌사회구성원인 농민들도 덩달아 놀아나고 있다. 공동체정신을 망각하고 자본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몰론 무지한 농민을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 정부의 탓이 크다. 그렇지만 농촌공동체가 자본시장화 되어가고 있는 오늘의 현상에는 농민들의 어리석음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금 농민들도 자본축적에 혈안이 되고 있다.

자기가 만든 농작물에 대한 긍지와 인간의 식량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사라진 지 오래다. 오로지 농작물을 상품가치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농작물을 인간의 건강, 삶의 행복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돈하고만 직결시키고 있다. 농작물을 자본화하면 그 때부터 농민의 정신은 썩는다. 한 예를 들어보자. 물론 농산물 유통구조도 문제이지만 한 해에서 첫 출하하는 작물이 좋은 값을 받다보니 농민은 그 농작물의 인각의 건강과 식용가능성보다는 자본수익성에 가치를 두고 숙성되지도 않은 농작물을 조기 출하시킨다. 조기 출하되는 농작물은 당연히 인간의 식용에 적합하지 못하다. 그래서 조기 출하된 농작물은 맛은 물론이고 품질 면에서 결격사유를 많이 지니게 된다.

이러한 결격사유를 보완하기 위하여 농민들은 비인간적 방법을 도입한다. 사과의 경우, 과일을 크게 하기 위하여 생장촉진제(인체에 해로운지 안인지가 검증되지 않은)를 친다. 또 색깔을 내기 위하여 인체에 해가 되는 착색제를 친다. 그리고 단맛을 내기 위하여 화학비료를 대량으로 준다. 때깔을 내서 판매가 되어 나에게 돈만 들어오면 그만이다, 이것이 국민(소비자) 건강과 장차 외국농산물과 경쟁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렇게 농민들도 국가의 농촌 자본화정책에 오염되어 농민의 본래 모습은 사라지고 자본에 의하여 공동체 정신이 썩어들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질의 풍요가 삶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옛날의 마음이 가난한 정서는 사리진지 오래다. 삶의 가치를 외형적 크기와 소유로 판단하는 반공동체적 사고로 오염되어 있다. 농업용 자동차 말고 승용차를 소유했느냐가 오늘 농부들 이바구의 주제다. 또 승용차면 어떤 승용차를 가졌느냐가 화젯거리다. 어떤 냉장고를 가졌는가, 어떤 딤채가 있느냐, 어떤 에어콘이 있는가. 무슨 명품 옷을 입었느냐 등, 즉 물질적 크기가 인간의 판단기준이 되었다. 그러니 시골에서 이러한 외형적인 것이 인간의 가치판단이 되다보니 외형적 크기를 남과 같이 하기 위해서는 농민들도 자본의 축적이 필연적이다.

따라서 정직한 시골인심보다는 자본축적에 혈안이 되는 인간유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자본축적을 잘하는 사람이 농촌사회에서 대접 받는 풍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농촌공동체의 본질인 인간존중의 정신은 사리지고 물신에 현혹된 농업인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이렇듯 농촌경제가 실속 없이 외형적으로 확대되다 보니, 확대된 개인경제를 채우기 위해 농민들은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농민들도 삶의 행복보다는 자본축적이 그들 삶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 자본축적을 위해서라면 윤리적 차원을 망각한 채 비인간적ㆍ비교양적 행위도 서숨치 않는다. 삶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농민들의 뒤늦은 천박한 자본주의 정신은 농촌의 자멸은 몰론 농촌공동체의 붕괴와 함께 국민정서의 괴멸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미완성/2010. 9.25 아침, 취래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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