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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

천안함사고, 정치적 조작에 이용하지 말길.

by anarchopists 2020. 1. 1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5/15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천안함 사고, 정치적 조작에 이용하지 말길


예나 오늘날이나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을 이용하여 국가구성원(국민이라고 하자)을 우롱하고 기만하기를 다반사로 한다. 고대 로마의 독재자 카이사르는 로마국가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출세를 용이하게 할 목적과 재정적 뒷받침을 위하여 갈리아원정을 단행하였다.(B.C. 190~174) 그 결과 카이사르는 독재권력을 장악하였지만 민주공화정은 무너지고 로마시민의 삶의 질은 추락한다. 그러자 카이사르는 로마시민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하여 3S(스크린, 섹스, 스포츠)정책을 썼다. 바로 콜로세롬의 경기장을 이용한 반인륜적 검투경기였다. 한국의 전두환 권력도 마찬가지였다. 군사독재를 강화하면서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했다. 이것이 한국 땅에 프로야구가 창설된 계기다. 16세기 일본에서도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왜의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그 반대세력을 제거 하고자 임진왜란을 일으켰다.(1592) 그 결과 일본 국내뿐 아니라 조선의 국민들은 고통 속에 빠졌다.

오늘날 독재국가, 영국과 미국도 마찬가지다.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그들 국가와 특정 가문(개인)의 이익을 위해 민주주의, 인도주의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 일쑤다. 앞의 것은 아르헨티나 포클랜드 섬 침공이다.(1982) 뒤의 것이 레바논 침공(1982), 그라나다 침공(1983), 파키스탄 침공(2001), 이라크 침공(2003) 등이다. 이렇듯 독재적 국가와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해 내기 위하여 국민의 안위와 삶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진실조차 외면한다. 그들만의 이익만을 위해 사건을 조작해 낸다. 그리고 국민들을 기만한다. 사건 당시 국민들은 국가와 독재자들이 조작해 내는 언론을 그대로 믿는다. 진실 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설령 진실이 왜곡되었다 하다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비굴해서가 아니라, 권력 중심의 국가주의에 깊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적 조작사건들은 훗날 정의로운 역사가와 사회학자 또는 언론인의 추적에 의하여 진실이 밝혀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당시 조작된 정치적 사건과 군사행위로 고통을 받은 국가와 개인들의 피해와 고통은 이미 지나가고 없다. 억울하게 희생된 선한 사람들의 삶을 되돌릴 수 없다. 바로 이점이 ‘역사의 고통’이다. ‘정치의 더러움’이요, ‘인류의 어리석음’이다.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도 지방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력에 의한 묘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46명이라는 많은 젊은이의 희생이 있었던 ‘천안함 함물사고’의 정치적 이용(?)이다. 희생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희생되었는지 아직도 알 수 없다. 국민의 알권리가 박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데없이 희생자들은 전쟁의 포화도 없는 상태에서 ‘전쟁영웅’으로 둔갑되었다. 그의 후손들은 대학까지 학자금이 보장되었다. 희생의 대가가 다른 사건의 경우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 또 이들을 영웅시한 걸게헝겁들이 거리 곳곳에 걸려있다. 이점에서 우리는 이 사건이 정치적 조작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인상을 짙게 받는다.


항간에서 떠도는 말에 의하면,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여권이 불리하다는 여론이다. 정치적 권력을 가지고 있는 여권에서 아마 이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천안함사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문을 몇 가지 들어보자. 1) 다른 사건에 비하여 ‘천암함사고’는 그 문제해결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끌고 있다. 2) 불투명한 정보공개가 난무한다. 즉, 한국해군전술자료체계(KNTDS), 교신기록, 작전상황일지, 열상감시장비(TOD)녹화기록, 한미연합전쟁연습정황, 천안함 절단부위 등이 일부 ‘안개 속 공개’다. 3) 최근 미군의 태도가 묘하다. 그들은 사고 초기, “북한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진실된 관련 정보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런데도 미군이 최근에 한국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연일 토해내고 있다. 4) 더구나 지방선거 직전,  대통령이 선거일을 앞두고 천안함사고에 대한 중대성명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 점들이 여권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지방선거에 ‘천안함사고’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인상을 갖게 만든다.

게다가, 여권의 정치세력과 수구언론들은, “북한의 소행임을 100% 입증하는 물증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유엔안보리 회부 여부를 논의하겠다”, “북에 대한 해안봉쇄나 군사적 보복 대응” 운운하면서 마치 ‘천암함사고’가 북한과 관련이 있는 듯, ‘북풍몰이’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 동안 가라앉고 있던 한국인의 반공논리에 부채질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도 생겨난다. 정확한 정보 없이 반공이데올로기를 부추기고, 그 기운을 입어 여권의 선거승리가 왔다 가정하자. 그러나 이는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손실을 초래하는 우(愚), 곧 한반도에 ‘최악의 경우’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여권 중심의 정치권력과 수구언론들은 ‘천안함사고’를 6.2지방선거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려면, 국민의 알권리를 더 이상 방해해서는 안 된다. 하루 빨리 진실 된 정보(사고초기 방영된 각종 TV영상기록물 등)를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천안함사고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지 않다’는 정부의 진실을 입증하려면, 대통령의 중대성명도 선거 이후로 미루어야 한다. (2010. 5. 8, 5.15 수정, 00황보윤식/취래원농부)


* 이 기사는 <기호일보> 5월 12일자 기사를 조금 수정이하여 다시 옮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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