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평화

[제1강] 함석헌은 생명운동의 선구자인가?

by anarchopists 2020. 2. 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8/12/14 16:35]에 발행한 글입니다.


오늘부터는
"함석헌을 말한다" 제2장 장희익선생님의 글을 싣습니다.
이 이대의 예언자 함석헌선생님의 생태사상을
장희익선생님의 글을 통하여 알아봅니다.
앞으로 6회에 걸쳐 실을 예정입니다.
많은 열독 바랍니다.


제1장 함석헌의 생명관과 생태론적 시각
장 회 익 (서울대 명예교수)


제1강 함석헌은 생명운동의 선구자인가?


김경재 교수는 함석헌의 학문과 사상을 개관하면서 “≪함석헌 전집≫ 총 20권의 핵심 화두는 생명이고, 생명의 구체적인 역동적 실재가 역사이며, 그 나선형의 운동을 이끌고 가는 하느님의 고난의 동반자가 씨 곧 민(民)”이라고 정리한 일이 있다. (김경재 교수의 글, [“삶과 신앙 안에서 피워 올린 깊은 민중사관”, 『오늘의 우리 이론 어디로 가는가』, 교수신문 엮음, 생각의 나무 (2003), 제17장]을 참고 할 것)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함석은『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저작한 역사철학자이지만, 그가 보는 역사는 김경재 교수가 지적했듯이 ‘생명의 구체적인 역동적 실재’로서의 역사이지, 오늘날 우리가 흔히 교과서를 보는 것 같은 과거 사건들의 단순한 나열과 해설로서의 역사가 아니다. 그리고 그의 주된 활동이 바로 역사의 주체가 되는 씨 곧 민(民)을 각성시키는 일이었다고 하면, 이는 결국 그 뿌리가 ‘생명’에 가 닿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설혹 그에게 요즘 흔히 말하는 ‘생명운동’의 기수라는 칭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가장 근원적인 의미에서 생명운동을 잉태시킨 선구자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제 그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생명사상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 이미 언급한 함석헌의『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1930년경 해마다 열리던 ‘겨울모임’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라는 제호로 『성서조선(聖書朝鮮)』이라는 정기 간행물에 연재했던 내용이다. 그런데 별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일이기는 하나, 같은 시기 같은 모임에서 이야기한 내용으로, 이 책의 자매편이라고 할 수 있는『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가 또한『성서조선(聖書朝鮮)』에 연재되고 있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 일은 1940년 일제 경찰에 선생이 체포됨으로써 중단되었고, 원고까지 소실되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이 글들 가운데 문명의 여명기까지를 다룬 내용이 전해져서 오늘날 우리가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1964년에 다른 몇몇 글들과 합쳐 출간을 보았는데, 그 후 다시 1983년에 ≪함석헌전집≫을 마련하면서 이 전집의 제9권에 재수록 되었다.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가 단순한 한국역사가 아니듯이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 쉬운 ‘세계사’로서의 단순한 세계역사가 아니다. 이 책에는 자연과 생명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두 권의 책, 특히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를 통해 함석헌의 우주관과 생명관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 함석헌은 우주와 생명에 대해 당시까지 알려진 과학적 사실들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이와 관련된 자신의 관점과 사상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우주와 역사 그리고 생명을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신의 섭리에 따라 창조된 것으로 보면서, 이 안에서 역사의 의미를 찾고 그 안에 하나의 큰 삶이 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그의 글을 통해 그가 생각한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살펴 나가기로 하자.




장회익 선생님은
1938년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루이지아나주립대학교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원을 거쳐, 30여 년 간 서울대학교 물리학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했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학문적 관심분야로 물리학 이외에 과학이론의 구조와 성격, 생명문제, 동서학문의 비교연구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과학과 메타과학>(지식산업사, 1990), <삶과 온생명>(솔출판사, 1998), <이분법을 넘어서-물리학자 장회익과 철학자 최종덕의 통합적 사유를 향한 대화>(한길사, 2007), <공부도둑>(생각의나무, 2008), <온생명과 환경, 공동체적 삶>(생각의나무, 2008) 등이 있다. /


내일은 장회익 선생님의
"함석헌의 생명관과 생태론적 시각" 제2강이 나갑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