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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일요시론] 사상불량한 놈의 목을 조르고 비틀어라

by anarchopists 2020. 1. 2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2/28 05:58]에 발행한 글입니다.

사상불량한 놈의 목을 조르고 비틀어라


최근에 들어 세상이 나쁘게 변하고 있다고들 한다. 비상식적인 사람이 상식적인 사람을 웃기게 보고, 비도덕적인 사람이 도덕적인 사람을 깔보는 그런 세상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되먹지 못한 놈이 되먹은 사람을 능멸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환경파괴 사업을 녹색성장으로, 위험한 핵 산업을 청전 에너지산업으로, 강을 죽이는 사업을 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프레임(frame: 인식의 틀)이 호도되고 있다. 프레임이 엉뚱하게 바뀌면서 괜찮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이상한 놈으로 바뀌고 있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별난 놈으로 변해버리고 있다.

현 권력은 의도적으로 프레임을 호도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전근대적 통치방식인 힘도 동원하고 있다. 또 수구단체들은 참교육의 산실인 전교조를, 법치수호의 파수꾼인 우리법연구회를, 그리고 노동자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 민주노총을, 노동자의 정치적 권익을 위해 만든 민주노동당을 사상불량단체(종북ㆍ친북의 빨갱이집단 내지 이적단체)로 전락시켰다. 그리고 혁신세력ㆍ진보세력ㆍ개혁세력들을 이른바 사상불량자로 낙인찍었다. 또 사회정의 구현과 자유의 상징인 촛불시위를 빨갱이들 사주로 몰았다. 그런 다음 이들에 대한 목을 죄고 비틀기를 시작하였다.

곧, 수구세력들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작업이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법원을 장악하려는 오만이다. 사법부의 재판관들조차 좌익판사(사상불량판사)로 몰아붙인다. 그리고 이른바 '기교사법'(좌익판사들이 미리 결론 내놓고 판결한다.)이란 재판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또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사들을 ‘패륜세력’으로 몰아치고 있다. 그리고 공안판사제의 가동을 추근거린다. 이는 수구세력들이 재판의 양심과 사법정의마저 구속하려는 악랄한 독재주의 발상이다.

공안판사제 가동의 요망과 함께 현 권력은 이른바 사상불량자와 단체의 목을 조르고 비트는 일은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먼저 국민의 알권리를 틀어막는 일을 시작하였다. 언론미디어법도 개정하였다. MBC의 엄기영 사장도 내쫒았다. 이것을 끝으로 방송매체도 장악하였다. 이제는 이념적 신문에 대한 탄압이다. 곧, <사회주의노동자신문>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기자 권호영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걸어 체포한 사실이다(2010.1.6) 이런 이념적 신문에 대한 탄압은 벌써부터 시작된 사상불량(?)의 이념단체에 대한 목조이기와 연결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하 사노련)에 대한 탄압(2008~ 2009)이 그것이다. 이들 이념단체와 언론은 실정법 위반과 관계가 없다. 근거와 증거도 필요 없다. “꼬투리만 잡혀라”라 이다. 이는 곧, 현 권력을 반대하는 사상불량자(단체)의 목조르기다.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에 방해가 되는 김대중ㆍ노무현 등 민주세력과 자유로운 사상을 가진 모든 언론단체와 노동단체는 죄다 목을 비틀어버리겠다는 심산이다.

민주노조에 대하여도 교묘하게 목 죄이기를 시작하였다. 민주노조의 대표적인 조직이 철도노조다. 그래서 현 권력은 철도공사 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을 가하였다. 철도노조는 지난 해 말에 임금협상과 해직자 복직을 위한 파업에 돌입했었다.(2009. 11.26) 그러나 경찰의 악의적 탄압으로 자진 파업철회를 하였다(12.3) 그런데 이 파업이 철도공사의 의도적인 파업유도였고, 계획적인 탄압이었다는 진상조사가 나왔다.(프로메테우스 2010. 2.10자 기사) 그리고 진상조사단의 한 변호사는 이번 계획된 철도노조 파업유도는 “노동조합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였다고 진단했다.(배동산 변호사) 이렇듯 이번 의도된 철도노조에 대한 파업유도는 민주노동조합, 곧 민주노동세력에 대한 현 권력의 목조이기 일환이다.

이어서 노동자의 정치적 이익집단인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에 대한 목조르기도 시작하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민주노동당의 당원투표 서버를 관리하는 서버관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2.4) 검찰과 경찰은 민노당의 목을 비틀기에 앞서 여론물이를 먼저 시작하였다. 민노당이 실정법을 위반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검찰과 경찰이 자극적인 기사(‘서버 확보’, ‘당원 가입 120명 확인’, ‘비자금 돈세탁’ 등)를 먼저 언론에 흘렸다. 이것은 여론몰이를 통하여 국민들에게 민노당에 대한 나쁜 인식(사상불량단체)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곧 인식의 호도이다. 왜곡된 국민의 인식을 통하여 민노당을 고사(?)시키기 위함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의도도 숨어있다. 민노당의 목을 비트는 동시에 공무원노조과 전교조의 목을 조르자는 거다.

민노당에 대한 압수수색과 인식의 호도를 통하여 교사와 공무원에 대한 공포분위기와 그들의 행동을 구속하겠다는 저의다. 옛날 조선 정조 때다. 집권 노론 벽파가 정치적 반대파인 남인을 탄압한 일이 있다. 이들은 역사에서 정치탄압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고 남인들이 많이 신봉하고 있던 천주교를 우회적으로 탄압한 일이 있다.(신유사옥, 1801)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생각나는 이유는 왜일까.

그뿐만 아니다, 친(親)이명박계 대학은 학생들이 현 권력에 대한 비판도 못하게 한다. 숙명여대는 총학생회나 학교본부에 대한 비판 글, 정부시책에 대한 비판의 글, 촛불집회관련 입장 등을 학교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학생에 대한 사찰을 했다. 이것은 곧 현 권력에 반대하는 학생은 불이익을 주겠다는 학생 목조르기에 속한다. 이외에도 현 권력은 정치비판ㆍ사회비판을 위한 표현자유, 곧 집회ㆍ결사의 자유마저 빼앗으려 한다. 곧 옥외집회를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완전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시도다. 이제 전 국민의 목을 조르겠다는 현 권력의 속내가 드러난 셈이다.

현 권력은 노무현을 죽이고도 무엇이 부족하여 이렇게 까지 하고 있나. 바로 역사를 퇴행시켜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국민을 주무르자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자신들, 곧 자본권력과 통치권력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심산이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정의롭게 진행되고 있는 역사의 순리를 거꾸로 돌려야만 한다. 역사를 퇴행시키는 방법은 반공이데올로기의 상기가 제격이다. 반공이데올로기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단체나 개인을 7~80년대 유행하였던 사상불량자(단체)로 만들어낸다. 그리고 사상불량자(단체)들로 간주되는 자(단체)의 목을 조르고 비튼다. 아마도 이런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대들 상기해 보라. 그대들 한나라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고 한 말을. 그렇다. 아무리 민중의 목을 조이고 비틀어도 밝은 세상은 반드시 온다는 역사의 이치를 깨달아야한다. 우리는 언젠가 새 시대(정의로운)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낡은 시대(비민주적ㆍ반인권적)로 돌려놓았던 현 권력들의 오만(傲慢)에 대해 정의로운 재판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역사의 순리를 어긴 죄다.(2010.2.27,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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