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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민족\함석헌, 통일

북의 김여정과 수렴청정론

by anarchopists 2020. 6. 19.

김여정과 수렴청정론

1.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 역사 속의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전통왕조시대 권력은 왕실의 혈통으로 세습이 되었다. 그리고 혈통세습의 정통성 확보를 위하여 장자상속제를 제도화하였다. 이에 따라 왕의 장자가 어린 나이에 부왕(父王)이 죽게 되면, 장자(世子)가 왕위(보위)를 잇게 된다. 조선 초기에 어린 왕자 이홍위(李弘暐, 1441~ 1457, 시호 端宗)12세에 부왕(李珦, 1414 ~ 1452, 시호 文宗)이 병으로 일찍 죽게 되자, 장자상속자 원칙에 의거 왕위를 계승하게 된다. 그러자 정치적 능력이 결여된 이홍위를 위하여 당시 최고 재상이었던 황보인(皇甫仁)/김종서(金宗瑞)가 수렴청정(垂簾聽政: 막후정치)을 하게 된다. 곧 이씨 혈통에 의한 왕위세습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러다가 2년 뒤 황보인과 김종서의 황표정치(黃標政治: 권력이 왕권 중심에서 신권 중심으로 이양함)로 왕권이 허수아비가 되자, 왕실(李氏)혈통에 의한 왕권유지를 위하여, 이유(李瑈,1417 ~ 1468, 시호 世祖)가 왕권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명분을 가지고 황보인/김종서를 제거하고 이씨에 의한 권력을 강하게 세습해 나간다. 또 조선의 이환(李峘1534 ~ 1567, 시호 明宗)이 어린 나이(12)에 왕위를 세습한다. 그러자 어린 왕의 어머니 문정왕후(文定王后, 윤씨)가 수렴청정을 한다. 이는 조선의 왕실 이씨에 의한 권력세습을 공구히 하기 위함이었다. 중국과 한국의 역사에서 이러한 예는 많았다.

2. 오늘날 권력을 세습하는 국가는 입헌군주제 국가(이미 국왕의 권력은 무력화됨)와 왕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동지역 일부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땅, 북의 경우는 절대권력을 전통왕조처럼 혈통에 의한 세습을 하고 있다. 이른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1948)을 건립한 김일성의 김씨혈통이다. 북은 인민의 비난을 피하기 위하여 왕조시대의 장자상속제를 회피하고 또 김씨(金氏) 혈통이 아닌 이념적 사상교육을 통해 백두혈통이라는 묘한 혈통체계를 세웠다. 곧 김일성이 일제강점기 백두산 지역의 동북방면에서 민족해방운동을 이끌었던 인민혁명세력이라는 뜻이다. 백두혈통이라는 말은 왕조시대가 아닌 공화국시대를 연 현대조국에서 김일성의 김씨 일가가 권력세습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시대수준에 따라 김일성의 직계혈통을 백두혈통이라고 하고 이 백두혈통에서 권력을 세습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김일성의 직계혈통인 김정일이 김일성 사후 북조선의 공산권력을 세습하였다, 이어 김정일이 죽자, 김정은이 백두혈통으로 북조선 공산권력을 세습하였다. 그런데 김정은 대에 들어와 문제가 발생하였다. 김정은의 건강상태다. 김정은이 만약 조기사망을 할 경우, 백두혈통의 권력세습은 난감하게 된다. 북조선 인민들에게는 백두혈통이 아니면(70여년 공산권력에 의히여 그렇게 세뇌되어 왔기 때문) 최고 권력을 승계할 수 없다. 따라서 백두혈통만 권력세습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김정은의 대를 이어 권력세습을 할 백두혈통에는 그의 이북형인 김정남이 있었으나 피살되고 김정남의 아들 김한술이 있으나 김정은의 직계가 아닌 데다 권력승계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김정은 친형 김정철이 있으나 이미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부인 리설주도 백두혈통이 아니다. 백두혈통들이 여럿 있지만 김정은의 와곽혈통들은 이미 권력세습권에서 밀려나 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권력승계의 서열 1위는 그의 아들(현재 11세로 보이는)뿐이다. 따라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백두혈통 김여정의 실세 역활은 김정은의 아들에게 권력을 승계시키게 될 경우, 그의 아들이 친정(親政)을 할 때까지 백두혈통 김여정으로 하여금 수렵청정을 하게 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속셈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지금 남에서 북의 권력승계에 남자, 여자를 따지는데, 이런 이야기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따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곧 김여정에게 정치훈련을 시켜 백두혈통인 김정은의 아들이 권력승계를 하는데 차질이 없게 하려는 김정은의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 이러한 김정은의 정치적 술수에서 나온 김여정의 첫 행보가 대남/대미 강경정책으로 나왔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으로 본다. 역사에서 늘 강력한 정치적 인상(이미지)을 지닌 전쟁영웅은 권력 획득과 일맥상통해왔다. 이번 김여정의 강경한 대남정책이 마치 우리 땅에 전쟁이나 날 것처럼 수선을 피우는 수구당(糞桶黨) 애들의 정치적 발언은 참으로 가소롭다. 이를 가지고 미국 또한 트럼프의 대선에 이용하는 모습은 역시 약삭빠른 장사꾼의 속임수로 보인다.(트럼프의 대선 기간에 맞추어 북이 대남강경정책을 쓰는 것은 박정희가 그랬던 것처럼 고도의 미국측 전략에서 기인한다는 항간의 주장도 있다)

3. 이 기회에 남북문제를 푸는 해법을 제시해 본다. 북의 비핵화와 남의 대미의존관계 탈피를 빅딜(big deal)로 하고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되, /조선반도의 중립국노선이 훼손되지 않게 주변국의 군사력 행사를 방어할 강력한 군사력을 확보한다면, 남북의 평화통일이 가능하리라 본다.(이만열 선생님) 그러기 위한 우선 조건으로 남북의 친한/친북정책, 남한의 대미 자발적 노예외교 파기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현실이다. 어찌했던 북의 지금 정치적 행보는 김정은 아들에게 권력승계를 위한 수렴청정자로 김여정을 선정하고 그를 훈련 시키고 있다는 생각이다. 만약 김정은의 건강상태가 양호하여 그의 아들이 권력을 승계할 나이까지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 김정은에게 있다면, 김여정은 서서히, 또는 급격히 숙청될 가능성도 충분히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이런 이치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 야당 일각에서 야단법석 수선(남북관계 수정론, 대북강경론 등)을 떠는 모습은 너무 얄팍한 정치 논리다.(2020. 6.19, 함석헌평화연구소 황보윤식)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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