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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민족\함석헌, 통일

남북문제에서 북한을 제외시켜야 되겠는가

by anarchopists 2020. 1. 2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6/29 08: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남북문제에서
북한을 제외시켜서야 되겠는가.


함석헌 선생님이 민족통일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닥쳐온 이 난국에 자립하지 않고는 아니 될 줄 알지만
국민적 자립은 민족의 통일 없이는 아니 된다. 그러므로 우선 남ㆍ북 통일에 민족의 마음과 힘을 다 모아야 한다. 첫째, 민족이 둘로 갈라져 있으면 언제든지 외국세력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한다. .... 문제의 요점이 민주주의나 공산주의에 있는 게 아니다. 남의 나라의 그 세력을 빌려서 정권을 쥐어보려 하는 그 마음에 있다. 그것은 외면으로 정치인 것 같고 나라일 하는 것 같지만 그 속 고갱이(속내)에서는 권력욕이요. 하나의 사사 마음이다.(사사로운 마음이다)

둘째, 분열이 있는 한은 서로 자기가 독차지하려 경쟁하기 때문에 국민은 거기 말려들어 물질적ㆍ정신적 모든 정력을 다 소모해버리고 만다. 그러면 자주독립은 도저히 바랄 수 없다. 남쪽 민중과 북쪽 민중 사이에는 언제나 분열될만한 어떠한 이유도 없다. 그러므로 국방은 참 의미의 국방이 아니다. 그 권력구조에 대한 방위다. ....우리가 지금 문화적으로 일본에 뒤떨어진 것이 얼마나 큰가? 도리어 그 차이가 일제시대보다 더하다. 그 주된 원인은 다른 것이 아니고 남북 긴장으로 인한 민족적 정력소모에 있다."
(<우리나라의 살길>, 《함석헌저작집》제3집, 177-178쪽 발췌)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 민족의 분단과 분열을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있다. 민족분단의 원인은 이념이 아니다. 그 원인은 외세의 세계이익 갈라 먹기와 내부의 분열세력들의 권력욕에 찌든 잡배들의 사사로운 이익 때문이다. 그리고 분단으로 우리 민족이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지에 대하여서도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민족이 갖고 있는 역량(정신적ㆍ물질적)의 소진과 다른 나라보다 뒤떨어지는 문화적 퇴보다.

그렇다. 세계화를 부르짖고 자유무역을 쫒고 있는 권력층들은 알아야 한다. 지금 경제만 탈자유주의로 가는 게 아니다. 민족주의도 탈민족주의로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민족주의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민족이 아프리카의 예멘만 못한가, 우리 민족이 유럽의 독일만 못한가. 그것은 ‘아니다’라고 본다. 그러면 우리가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이제껏 민족통일 하나 일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민족성이 나빠서도 아니다. 민족이 못나서도 아니다. 국민이 못나서도 아니다. 그 원인은 전적으로 국가를 독점하려는 권력층의 정권욕 때문이다. 민족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권력욕을 더 중요시하는 모리배들 때문이다. 여기에 반공을 구실로 권력에 빌붙어서 제 이익을 챙기려는 기득권세력 때문이다. 수구 기득권세력은 사회의 발전과 민족의 부흥보다는 제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자기모순을 가진 자들이다. 하여 민족 통일로 빗어지는 사회변화에 따른 기득권 상실이 무서운 게다. 민족의 이익보다 제 이익이 더 급하다. 그래서 이들은 분단 상태를 어떻게 해서라도 유지하려고 한다.

여기에 이들 민족 내부의 분단세력을 뒤에서 부추기는 외부세력이 있다. 우리 민족의 분단을 이용하여 국제사회에서 이익을 챙기는 남북 각각의 우방들이다. 남은 미국과 일본이고, 북은 러시아와 미국이다. 이들 외부의 우방세력과 내부의 기득권세력은 서로 결탁하여 민족분단을 고착화하려 한다. 북쪽도 마찬가지다. 저들 권력층은 분단이 통일되면, 새로운 권력구조가 생기고 새로운 사회가 열리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렇게 되면, 저들도 기득권을 놓게 되고 어떤 경우 ,파산과 생명의 위험도 오기 때문에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통일의 주체는 우리 민족 자체이지, 내부의 권력층도 외부의 각각의 우방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명박 권력이 요새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남북문제에서 통일을 주제로 하지 않고 핵문제만을 가지고 북을 제외시킨 5자회담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외부의 분단세력(이른바 우방)과 결탁하여 민족분단을 이용하여 권력기반을 전착시키고 집권의 장기화를 획책하는 속셈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 권력보다 민족이 우선이다. 제 이익보다 민중의 이익이 우선이다. 적어도 한민족의 대의를 생각하고, 경제대국을 생각하고, 국가구성원의 행복한 삶을 생각한다면 통일문제에서 남북이 각각의 권력욕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통일의 주체는 남북이다. 그럼에도 통일문제에서, 남북문제에서 남북이 상호 정부를 서로 제외시키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취래원 농부, 2009.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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