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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세상 바로 보기

[길을 묻는다] 이제는 국가주의를 반성할 때가 아닌가 7

by anarchopists 2020. 1. 20.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4/20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제는 국가주의를 반성할 때가 아닌가.

6. 바른 사회, 바른 나라는 어디일까.
지금까지, 국가라는 울타리의 개념과 변천과정, 그리고 그것이 인민에게 어떠한 작용을 일으키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러면 이제 이러한 검토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해 보자. 곧 국가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결론말이다. 인간이라면, 늘 무엇을 하더라도 의식과 정신을 함께 가져야 한다. 대체로 요즈음 젊은이나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엇을 해야겠다는 의식은 있다. 즉, 그 의식 속에 그것을 움직여나가는 정신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정신이라 함은 혼을 말한다. 맑은 영혼이다. 맑은 영혼은 결코 정치지향적이거나 권력지향적이거나, 자본지향적이어서는 안 된다. 정치지향적ㆍ권력지향적ㆍ자본지향적 의식은 인간을 지배하고 억압하고 압제하려는 낡은 사고이다. 곧, 국가주의의식이다. 자유로운 인간과 평화로운 자연, 그리고 무소유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정신이 맑은 영혼이다. 우리 인간 사회는 더 이상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어떤 기구나 조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즉, 국가주의에 입각한 정치기구, 관료조직, 그리고 국가권력을 끼리끼리 나누어 갖는 어떤 권력구조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인간의 자유(자유로운 행동, 자유로운 생각)와 환경의 생태를 파괴(자연생명과 인간의 건강권을 침해하는)하는 어떠한 권력적 구조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

요즈음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가주의 의식만 있다. 그래서 생명에 대한 자유정신이 없다. 우월주의와 지배의식만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명예의식이 강하다. 겉만 뻔지르르 하고 매우 화려하다. 속은 비었다. 얼빠진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남을 지배하는 정치를 인생 최고의 출세로 안다. 남 위에 군림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치에 나오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어떤 조직에서 장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속한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익을 강조한다. 지역사회 이익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가 속한 단체를 위한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그 속은 텅 비었다. 겉은 화려한데 속은 비었다는 말이다. 혼이 없다. 그들은 국익과 지역사회 이익을 운운하면서 그 뒤에 자기 이익을 감추고 있다.

국익 운운을 통하여 인간 위에 군림하고 지배한다. 한국에서는 박정희ㆍ전두환이 전형적인 사람들이다. 지금도 이러한 류의 권력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국가주의 사고만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오랜 세월 이것을 본받은 피지배권력층인 인민들도 국가주의가 최고의 가치인양 권력자들이 생각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 그래서 얼들이 빠져있다. 얼마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 “아무도 안 간 길도 국익을 위해 가야” 한다(<글로벌코리아 2010> 기도연설,2010.2.24, 신라호텔) 아직도 국가이익을 찾는 국가주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는 이 나라는 부끄러운 나라이다. 국가주의를 폐기해야 할 이 즈음에 국익운운 하면서 강이나 파헤치고 자연을 훼손하는 게 국익으로 착각하는 그런 사람이 한 나라의 통치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우리는 갈 길이 멀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라는 울타리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으로 나누어져 있기 마련이다. 지금은 시민사회요 국민국가라고 하지만 성향이 나쁜 정치인이 나오면 늘 인민은 권력에 이용당하기 마련이다. 지배권력 곧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그리고 언론권력이 결탁하여 피지배권력인 국민(인민)을 하수인(노예)으로 여기고 그들로부터 인권을 빼앗고 잉여자본을 착취한다. 그런데도 인민들은 지배권력이 주장하는 국가주의를 덩달아 추종한다. 저들에게 기만당하고 있음에도 모르고 산다, 오히려 그들이 하는 행동은 국가를 위하여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거짓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 때문이다. 국정교과서 그 자체가 권력이다.

그래서 교육은 국가에서 주관해서는 안 된다. 지역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 교과서 어느 곳에서도 국가주의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안 하고 있다. 국정교과서를 국가를 움켜쥐고 있는 지배권력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엄청난 쇠뇌이다. 따라서 올바른 국가라면 권력이 얼마나 나쁜 것이고 인민을 지배하는 정치는 나쁘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쁜 정치인이 있어서 민주주의를 망가트렸고 인민을 고통스럽게 했다는 사실도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자본주의가 결코 인민에게 유익한 것이 아님도 알려주어야 한다. 교과서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 양심을 가치치고 정의를 가르쳐야 하는데 맨날 권력지향적이고 물질주의적이고 향락주의적인 것만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국정교과서의 잘못이 또 있다. 바른 교육은, 인간사회는 한편이 있으면 다른 한편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도 국가주의 하의 국정교과서는 다른 한편을 가르쳐 주지를 않는다.


자본주의와 결탁된 국가주의 폐단으로 오늘날 우리 인간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가는 길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비교육적 문화가 마치 인간의 정당한 생활태도인 양 가르치고 있다. 삶의 바른 양식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정신이 물질보다 앞서야 하다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자본의 사주를 받은 스포츠가 인간 사회의 중심이 되었고, 자본의 사주를 받고 있는 흥미위주의 각종 연예와 오락이 인간의 중심에 서 있다. 그리고 이를 부추기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그 독소 중 하나다. 교양과 정의평화를 가르치는 프로는 거의 배제한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돈만을 생각하는 텔레비전 방송국들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돈을 끌어들이는 프로그램만 가득하다. 인간의 정신을 멍들게 하는 일시적 환호와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프로그램만 판을 치고 있다. 모든 게 자본주의와 결탁한 국가행정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국가는 자본과 결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나라가 그렇다. 그리고 언론권력이 그렇다. 언론권력도 자본취득을 위하여 국가 및 자본권력과 결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대언론사들은 대개 자본가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른 언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인민의 혼이 병들어간다.(황보윤식,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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