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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

고개를 떨군 이성을 위한 변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5/01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고개를 떨군 이성을 위한 변 뭉게뭉게 비구름이 모여들고 낮게 드리워진 저 구름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만 같다. 그런데 왜 저 구름들은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일까? 이미 아득해져 버린 존재의 기억들은 마치 솜털처럼 물기를 빨아들이듯 존재자를 망각한 형상을 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푸른 들판은 나를 위로하고, 잔잔히 흐르는 강물은 내 마음을 평온케 한다. 저 산 끝 언저리에 내려앉은 역사의 숨결은 나를 재촉하여 부르고 존재의 호명은 나를 흔든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몰두하고 이성은 힘없이 좌초하고 만다. 무능력을 탓할 수 없으리만큼 이내 이성은 침묵을 하다못해 묵살을 당하는 것은 더 이상 사회적 이상에 .. 2019. 11. 18.
세계에 저항하는 정신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5/14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세계에 저항하는 정신 세상을 비워내고 부정하면 무엇이 남을까요? 무(Nichts, 無), 실재의 허무뿐일까요? 세상을 거부하고 그것의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세계-내-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존재론적 위상의 문제와 세계의 거부는 세계 그 자체의 퇴폐에 있습니다. 따라서 존재 망각, 존재의 퇴락이 세계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세계에 대한 저항은 필연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세계가 무사유로 일관하는 욕망의 동체라면 주체의 자기 자신으로서의 삶을 위해서라도, 정신의 히스테리 가능성을 떠나야 합니다. 함석헌이 “세상을 버리면 정신값이 돌아오고 정신적 보화가 돌아온다.”(함석헌, 함석헌전집, 영원.. 2019.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