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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특별기고

목련

by anarchopists 2019. 11. 1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4/22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목련


그리웁게 죽어간 사월의 사람들
허연 옷자락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올봄에, 나는 보려 하네


저 꽃잎이 다 흩어지기까지는
빛나는 햇빛 속의 빈 하늘을
나는 지치도록 바라보며
올봄에, 이 꽃그늘 아래 서 있으려 하네


한방울의 눈물지는 눈꺼풀 밑으로
떠난 이들 부르는 햇살을 받고
그 먼 꽃잎 속 평화를 거닐다 돌아와
또 다시 그리운 사월을


올봄에, 나는 보려 하네

강상기 싱인은
1946년 전북 임실에서 출생하였다. 강상기 시인은 1966년 월간종합지 《세대》와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그리고 군산고등학교에 재직 중, 〈오송회사건〉(1982)에 연루되어 영어의 몸이 되어 교직을 떠났다가, 1998년 복직되었다가 퇴직하였다. 오송회 사건은 1982년 전두환 정권 시절, 군산 제일고 전ㆍ현직 교사들이 학교 뒷산에서 4ㆍ19 기념행사를 치르고 시국토론을 하며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을 낭송한 모임을 공안당국이 이적단체로 고문조작한 사건이다.(2010.11 무죄판결을 받음)

시인에서 수인(囚人)으로, 수인에서 다시 시인(詩人)으로 왕복 달리기를 거듭했다. 그리하여 그는 바람이 부는 것 마저 한 시대를 통곡하고 싶어서 부는 거라고 까지 단정하였다. 그의 시집으로는 《이색풍토》(1971) 《철새들도 집을 짓는다》(1988), 《민박촌》(2008), 《와와 쏴쏴》(2010)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는 《빗속에는 햇빛이 숨어 있다》, 《자신을 흔들어라》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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